한민족의 근대화에 대한 단상.

– 예전에 써놓고 공개하지 않았던 글인데, 그 때는 더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괜찮겠다 싶어서 공개합니다.

조선-한국의 근대화 논의를 보면서, 나는 혜초 선사와 소중화(小中華)를 떠올린다. 우리나라 제헌사(헌법 제정 역사)를 보면 독일에서 법학을 전공한 학자들이 줄줄이 나온다. 이승만이 (말그대로) 깽판을 쳐서 그렇지, 제헌 헌법 초안들은 후일 독일 기본법(독일헌법의 정식명칭)보다 나은 부분이 있을 정도로 매우 뛰어난 부분들이 많았다. 이는 일본이 패전후 메이지 헌법을 국민주권주의에 입각하도록 바꾸질 못해서 맥아더 휘하 극동사령부가 사실상 현행 일본 헌법을 작성했던 것과 크게 비교된다. 학문적 깊이야 일본에 비할 수준이 아니었겠지만, 최소한 조선인들은 현대적 헌법을 스스로 (독일 이론을 베껴오던 어쨌든 간에) 작성할 정도의 역량은 가지고 있었다. 신라의 혜초 선사는 천축에 가서 불법을 배웠고, 조선은 소중화를 외칠 정도로 유학을 번성시켰다. 그러한 전통 속에서 한국은 독일에서 직접 법학을 배워온 학자들이 독일이론에 입각해 헌법을 작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조선-한국인들은 지주-자산가 계급일수록 유학 보내기에 열을 올렸는데, 유교적 전통이 파괴된 식민지 조선에서 그 대상은 일본을 통한 서양 문명이었다. 광복 후 이는 미국으로 강력히 집중된다. 구 일본제국은 한반도에 이런저런 인프라를 지었을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은 관동군으로부터 인적, 정신적으로 승계된 군사국가주의문화의 지배를 오랫동안 받았다. 박정희는 식민지 조선을 만주국 스타일의 공업군사국가로 개조해갔다. 그렇다 할지라도 한국은 광복부터 지금까지 小美國을 지향하는 국가로 존재하고 있다. 한국전쟁으로 거의 모든 인프라가 파괴되었어도 인재와 지식은 남아있었고, 능력이 되는 이들은 미국으로 수도 없이 유학을 떠나고 문물들을 들여왔다. 다녀오지 못하는 이들은 군수지원이든 기독교 선교사들이든 쓸 수 있는 연줄은 모두 동원해서 미국을 배우고 따라하는데 열중했다. 결국 한국의 현대사는 만주국을 지향하는 관동군 문화와 소미국을 지향하는 민간인 문화의 격렬한 충돌사라고 볼 수 있겠다.

한국 소설을 읽어볼까 생각한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어릴 때 30권짜리 한국문학전집(생각해보면 참 성인용?이었다…)을 독파한 이후로 역사소설들을 빼고는 거의 한국 소설을 읽지 않았다. 아마 일본 소설을 가장 많이 읽었고 구미와 한국 소설이 비슷비슷 할 거다. 그나마 한국 젊은 작가의 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다는게 옳은 표현이다. 가끔씩 문학상 수상단편집을 사서 본 정도다. 내 독서는 서브 컬쳐(하여간 이놈의 허영심… 그냥 만홥니다. 만화랑 라노베요.)계열을 빼놓고 또 역사와 철학, 과학계열들을 빼고나서 문학으로 들어오니, 그 알량한 나머지도 과반수가 일본 작품들이다. 그중 일본 역사소설들은 많이 안 읽고 이쪽은 한국 소설들만 읽었다는 것. -_-;;; 결국 현대 한국인들의 감수성?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었다, 가 내 본심이다. 그에 더해서 지금의 한국 문학은 대중적이어서 참고자료가 되는 것은 고사하고, 한량들의 타이틀 따먹기 같다는 인식도 있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몇몇 읽은 소설들의 경우, 그런 비틀림들을 참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시간적으로 검증?된 나이드신 작가들의 작품들만 읽었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지금 한국인들이 보고 있는 세상은 무엇인가도 궁금하기도 하고, 그놈의 리얼리즘 전통이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가도 관심이 있다. 서점에 가보면 한국 소설들이 많이 늘었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엄격하고 폭력적이지만 소득수준이 올라간만큼은 도전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진도 몇몇 보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서적을, 들고다니면 남들에게 지력 +2로 보이는 아이템 취급하는 세태 중에서도 뭔가 새싹이 트는 것 같기도 하다. 벌써 한국 소설을 읽은지도 수년이 지났고 그간 우리들은 큰 변화를 겪어왔다. 그런 면에서 조금더 한국 소설들을 읽어볼까 생각한다.

– 요즘 서브 컬쳐들을 못 따라가는 내 낡은 감수성?도 큰 이유다. -_-;;

시티헌터가 마세라티를 탄다고?

링크: 역시 이민호! ‘시티헌터’에서 마세라티 탄다 – 카라이더 뉴스

사에바 료라면 리볼버와 오리지널 미니가 생각나는 나로서는, 역시 한국 드라마는 원작과는 상관없이 산으로 간다는 편견을 굳히게 됐다. 제작진이 호죠 츠카사(원작자) 선생에게 뭐라고 했길래 선생이 허락을 한 것일까 갑자기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고급차를 몰고 다닐 정도로 돈에 풍족한 시티헌터라니… 설마 한강변에 있는 고급 펜트하우스에 사는 설정은 아니겠지? -_-;;

– 차는 당연히(?) BMW 미니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의외였다.

48/2(9+3), 왜 이런 게 문제가 되지?

48/2(9+3), 이 수식의 답을 두고 2파와 288파가 나뉘어 싸우고 있다고 한다. 전산학 전공 입장에서 보자면, 이는 매우 단순한 Parsing 문제이다. 즉, 문제의 수식을 다음 중 어느 쪽으로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해당 수식은 이 사이트를 통해 생성한 gif 파일이다.)

위 수식의 경우는 답이 288이요, 아래 수식의 경우에는 2가 될 것이다. 수학식의 계산 순서는,

  1. 괄호가 존재하면 괄호 내 식을 우선적으로 계산한다.
  2. 곱셈, 나눗셈이 더하기, 빼기보다 우선하고 각 둘 사이는 동등하다.
  3. 왼쪽으로부터 오른쪽으로 계산해 나간다. (즉 왼쪽의 연산자가 우선한다.)

라는 원칙에 따라서 움직인다. 빠른 원칙이 먼저 적용된다. 이에 따르면 아래 수식으로의 해석은 불가능하다. 나누기, 곱하기는 동등한 우선순위를 가지며, 따라서 2(9+3)=2*12의 곱셈을 먼저 계산한 후 그 결과로 나눌 이유가 없다. 다만 시각적으로 아래 수식을 한 줄에 표시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엄격하게 수학식의 규칙을 따른다면 답은 288이다. 곱셈 연산자의 생략은 단지 편의상의 생략일 뿐, 더 강한 우선순위를 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만약 2로 답을 내는 계산기가 있다면 그 계산기가 stack관리에 문제가 있는 제품이라는 뜻이다. 학부생이 계산기 프로그램 짜면 자주 틀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_-;;; 아니면 계산기를 만든 엔지니어가 곱셈의 생략을 분모로 표시하려는 의사로 간주했던지. 하지만, 그것은 편리할지는 몰라도 원칙에서 어긋난 잘못된 구현이다.

기계보다는 논리를 따라야 한다. 기계는 논리의 현실적 구현일 따름이다. 즉, 버그는 숙명이다. 사람은 시각에 크게 의존하니, 연산자를 생략한 부분이 더 높은 계산순위를 가지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을 가지고 문제가 있는 계산기까지 들먹이며 옳다고 우기면 곤란하다. 나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전자기기란 버그 투성이이기 일쑤이다. 이 기계는 이러한 결과를 내고, 저 기계는 저러한 결과를 내니 두 결과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주장은 틀렸다. 거기에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처럼 수학문제는 답이 없거나 여러 개인 상태를 넘어서서 답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상태가 종종 나오지만, 48/2(9+3) 수식 정도에서 그러한 문제가 터지면, 비행기는 떨어지고 인터넷은 바로 마비되어야 할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아닌 건 아닌 거다. 48%2*(9+3)이면 누구도 이론이 없을 결과를 가지고 설왕설래하는 것은 보니 정말 외관에 홀리면 답이 없다.

그리고 한국의 수학, 논리학 교육 수준을 알 만 하다. 도대체 왜 이게 인터넷에서 난리여야 하나? 어떤 매체는 전세계 네티즌의 논란이라고 썼던데, 얼굴이 화끈거렸다. 수학공식 외울 줄만 알았지, 수학식의 계산 순서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곳, 그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더욱더 문제는 패거리를 이루면 옳게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과, 그걸 두 답이 나왔다며 논란이라고 써 주는 언론의 무능한 기자들이다. 이러다가 마트에서 1플러스1 행사라면서 3개 줬다고 1+1=3이라고 우기는 작자들이 나타나지나 않을까 정말로 걱정된다.

일본의 고민: 10년 뒤의 수출은 어찌할 것인가.

엔화 강세를 멈출 수가 없다.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을 하고, 양적 완화를 천명해도 시장은 꿈쩍도 않고 엔화를 밀어올리고 있다. 1달러당 80엔이 깨지기 직전이다. 미국 FED가 2차 양적 완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 지경이니, 만약 버냉키가 강하게 달러를 다시 뿌리기 시작한다면 엔 환율은 최고 기록을 계속 경신해 나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일본 정부는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누구도 일본이 미국의 달러 뽐뿌에 맞서서 엔을 늘릴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 듯 하다.

엔은 사실 늘어나기 힘든 통화다. 미국이 전시를 제외하고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통화량을 증가시키고, 유로는 PIIGS로 대표되는 취약점 때문에 어느 정도 약세고, 위앤화는 대놓고 고정환율을 지키고 있는 와중에 엔만이 믿을 수 있다는 시장의 판단은 틀리지 않다. 그 근거는 일본 정부의 경이적인 공공 부채. 외화표시 부채는 거의 없고 대부분을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일본은 미국만큼 정부 부채를 늘려가며 양적 완화를 할만한 여유가 없다. 민주당 정부가 대대적 복지 지출을 약속하고 있기도 하니, 일본 관료들이 총리대신이 직접 전화를 해야 간신히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이유도 알 만하다. 빚은 산더미고 여당은 지출 확대를 공약하고 있는 와중에 어느 관료가 정부 부채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책임을 지려고 하겠는가.

엔화 강세가 일본에게 불리한가? 오히려 일본의 불황과 빈곤층 증가를 생각해보면, 강한 엔화가치는 수입물가를 낮춰서 일본국민들의 수입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시켜주는 긍정적인 면도 강하다. 실질적으로는 다수당 의원내각제인, 정권유지가 매우 힘들고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일본 정치구조를 고려하면, 빈곤층의 생활고(=정권에 대한 불만)을 경감시켜주는 낮은 환율은 일본 정부에게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 더해서 엔화의 국제화를 촉진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저리 비명을 지르는 것은 결국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때문이다. 일본 재무상이 한국 정부의 환율 개입을 명시적으로 비난하기도 한 이유다. 이미 일본 전자산업은 잃어버린 10년 동안 생산시설 및 기술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고수익의 기술들(예를 들면, Play Station)에만 투자하다, 양산기술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에게 추월당한 전례가 있다. 아직 부품산업과 원료산업, 기계 산업 등에서는 우위를 잃지 않았지만, 낮은 환율 하에서의 투자 부진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제조업에서 10년 후에도 우위에 있을지를 자신할 수 없게 만든다. 한국, 중국은 현재의 환율로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는 상대들이다.

즉 현재 엔 강세의 효과에 단맛만 보고 있다가, 10년 후에 제조업의 수출이 붕괴될 위험이 매우 높은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 영국처럼 서비스업에서 어떻게든 메꿔볼 만한 경쟁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본은 향후 20년은 계속 제조업 중심으로 수출을 해야 하는데, 강한 엔은 제조업의 설비투자를 고사시킬 위험성이 크다. 단적인 예로 이미 일본 내에서만 생산하는 자동차 업체들은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고, 닛산, 도요타 등은 해외 생산분을 일본에 역수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을 지경이다.

제조업의 생산 경쟁력을 지키려면 엔화를 조정해야 하는데, 미국은 자기들 국내 문제 때문에도 꿈쩍도 안 한다. 그렇다고 맞서서 같은 방법으로 엔화를 풀자니 그 한계를 뻔히 아는 시장도 코웃음만 친다. 지금 당장은 좋지만 이러다간 10년 내에 한국, 중국에게 크게 당할 것 같다. 하지만 뭔가 해보려면 정부 부채 때문에 아무 것도 먹히질 않는다. 금융 등 서비스업으로 수익을 내기에는 서구와 경쟁할 수가 없다. 압도적인 약점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일본의 끔찍한 딜레마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요약하면.

“크아아아아”

KBO야구단들 중에서도 최강의 투명와이번스가 울부짓었다.

투명와이번스는 졸라짱쎄서 야구단 중 최강이엇다.

차우찬도 정현욱도 눕폇다. 떼로 나와도 두들겼따. 투명와이번스는

세상에서 하나였다. 어쨌든 걔가 울부짓었다.

“으악 제기랄 또 삼진이다.”

사자들이 쫄아버렷다. 투명와이번스가 짱이었따.

그래서 사자들은 잔루산을 세운 것이다.

꼐속.

이라지만, 이젠 1승바께 안 남앗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작년에는 박경완과 김광현이 없는 불투명 와이번스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었어…

수출액을 주목하자.

링크: 미국보다 중국이 더 문제 from 헷지드 월드 언헷지드 블로그

링크: 연초 수출 급랭 from 매일경제

현재 한국의 당면 문제가 실업과 자산 디플레이션이라면, 그 시작점은 수출이 쥐고 있다. 수출 감소 -> 매출 감소 -> 소득 감소(includes 실업) -> 자산 매물 증가 및 매입여력 감소 -> 자산 가격 하락…의 막장 테크의 도화선은 역시 수출 물량에 달려 있다. 외환위기라면 경상수지가 중요한 팩터가 되겠지만, 국내 경제의 위기는 수출액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내수라면 조폐공사 윤전기라도 돌리겠지만, 우리는 슈퍼노트가 아니라면 딸라를 찍을 수도 외국 수요층에 살포할 수도 없다. (설마 슈퍼놋을 찍자는 분은 안 계시겠지?) 정부가 어찌해 볼 수 없는 수요의 폭락이 왔다.

위 매일경제의 기사대로라면 40% 가까이 수출이 쪼그라들 것이고, oneidjack님 블로그 포스팅의 자료를 보면 그것은 대부분 대중국 수출의 감소분이다. 오바마 못지 않게 후진타오도 화끈한 경기부양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중국 또한 수출 의존형 경제이니 후진타오는 내수 진흥책 돈따발 약발이 버틸 동안에 오바마의 기적적인 성공을 빌어야 할 판이다. 이명박은 오바마가 기적을 일으키고 후진타오가 두번째 기적을 일으켜야, 웬만하면 다음 대선 이전에 그리해 주어야 할 형편이다. 근데 이랔에서 현대건설에 엄청난 부실채권을 안겨주신 그 분의 운빨을 보면… 흐음… ;;;

지금이라도 내수를 키워야 하겠지만, 중앙일보가 지적하듯이 이는 중산층을 정책적으로 키워야 가능하다. 효과를 보려면 5년 단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니 이는 지금 당장의 해결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지금 안 하면 미룰 수도 없으니 시작은 해야하지만, 내일 저녁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녹색 뉴딜 등 이명박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경제대책들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중산층 형성에 어느 정도 효과적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토건공사가 중산층 확대에 유리한가에 대해서는 필자는 모르겠다. 98년 이후, 한국은 구조조정의 성공사례였고 덕분에 지금 다른 수출형 국가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위기 중에 체질을 바꾸는 것은 이번 위기에도 예외가 아니다. 중산층을 확대하기 위한 산업들의 구성과 구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슬프게도 지금은 수출액 통계를 보면서 일희일비할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다행인 것은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나쁜 편이 아니고, 유가가 안정되어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한국 수출 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이라는 것 정도를 들 수 있겠다. 한미 FTA를 필두로 EU, 일본, 중국 등 자유무역에 진력하는 정부 정책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경상수지가 아니라, 수출액이다. 세계수요의 입에 푸아그라 거위용 깔때기를 꽂아서라도 퍼부을 수만 있다면 좋을텐데. (그럼 필자는 노벨 경제학상도 탈 수 있을지도?)

– oneidjack님의 포스팅을 보면서 처음 든 생각은, “대만, 우짜노…” OTL

– 역시 한번 구조조정을 했더니 더 잘 버티긴 버티는구나. 중국의존이 더 커지기전에 터졌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우리도 대만 꼴 날 뻔 했다. ;;;

– 그래봤자 우리도 -3X%… 이 쇼크로 줄줄이 수출 관련 산업들이 터져나갈텐데, 이거 어떻게 대처하려나.

은행으로의 집중: The countdown!

은행들이 슬슬 나자빠질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계속 낮춰도 오늘도 필자의 휴대폰에는 밑과 같은 문자가 온다.

특판 1년 정기예금 금리 최고 연 7.33% – 금액별. XX 농협.

필자의 어머니께서 그 농협에서 6.2%에 정기예금을 넣으시고 저축은행보다 안전하고 이율도 비슷하다고 매우 뿌듯해하시며 내려가신 게 올해 3월이다. 7개월만에 이율이 거의 1% 가까이 올랐다. 주말에 집에서 통화해보니 저축은행은 보통 8.5%대를 주고, 위험하다고 소문난 곳은 (비공식적으로) 9%대까지 지급해준다는 소문이 돈다고 한다. 물론 말씀드렸다. “절대로 저축은행에 넣으시면 안 되요!” – 이걸로 필자도 정부시책을 거꾸로 가는 불온분자가 되어버렸다. ^^;

은행의 예대율(예금 대 대출의 비)가 CD, 은행채를 제외하면 120% 수준이라고 한다. 요즘 채권이 잘 안 팔리니, 은행들이 돈줄이 말라버린 것이다. 결국 고이자로 정기예금을 꼬신다는 이야기. 거기에 은행채 이율도 오르고 있으니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늘려봤자 대출 이자율이 내려갈 리도, 중소기업 대출이 늘 리도 없다. KIKO, 부동산 PF + 가격하락 등의 잠재적 손실요인을 생각하면 은행들은 현재 상당한 자본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전에 필자는 자본시장이 다양화되어 있는 미국은 위기가 천천히 퍼져나가지만, 한국의 경우 은행에 거의 모든 기능이 집중되어 있어서 문제가 생기면 은행들이 몽땅 짊어질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그 당시의 예상보다 지금은 훨씬 더 나빠서, 필자도 이렇게 한국 은행들이 무짜하게? 있는 돈 없는 돈 다 대출해줬을지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_-;;; OTL 미국은 여러 고리 중 약한 고리 –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 – 부터 터져 나갔지만, 우리는 유일한 고리가 언제까지 견딜지를 두고 서바이벌 배팅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 집중은 리스크 부담의 불투명성을 증가시키는 것 외에도 치명적 단점이 하나 더 있다.

은행의 집중으로 인해서 대기업, 중소기업, 가계 모두 은행을 통해서 자본을 형성/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에서 문제가 터져 은행의 돈줄이 막히면 거의 전 경제분야의 유동성이 악화되어 버린다. 은행도 살아야되니 정부의 으름장도 생까버리면… 방법이 없다. 한국 중소기업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신용장 개설도 안 될 정도로까지 투자가치가 없는 건 아니다. 대기업들도 자금압박을 받고, 가계는 이미 죽을 소리를 내고 있다. 어쩌면 한은이 사들이는 은행채의 금리가 기준금리처럼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징벌적 성격없이 비싸게 은행채를 사주면 도덕적 해이의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고 전 경제의 괴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은행의 자본부족 상황을 방치할 수도 없다. 은행은 그 지위를 믿고 자산매각요구도 거절하는 형편이다. 어떻게 은행의 자본을 채워줘서 건전성 회복과 유동성 공급을 동시에 달성하면서도 약탈적 상황을 방지할 수 있을까? 매우 어려운 문제다. 관치금융이 다시 부활해야 할 지도 모른다. (물론 이는 필자의 입장은 아니다.)

필자는 경제 전공은 아니다. 하지만, Major factor가 여기서는 확실해 보인다. 은행이 현재 상황을 견디기에는 너무 많이 꿔줬다. 은행의 곳간이 비고, 갚아야 될 빚문서만 날아다니고 있으니 이를 채워야 하는데, 어떻게? 일단 국가 신인도의 치명타가 될 외채들은 정부도 모두 지급보증을 섰다. 1000억 달러가 넘는 규모다. 문제는 딸라 빚이 아니라, 정말 딸라든 원화든 갚을 돈이 없다는 것. -_-;;; 덩치 큰 폭탄들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고, 경기와 국제 유동성은 하락세가 그칠 줄 모르는 상황에서, 은행으로의 집중은 한국 경제를 커텐 뒤의 폭탄처럼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불투명성처럼 (세계 모든) 투자자들이 싫어하는 것도 없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있다면 이번에도 어김없이 불투명성 때문이다. 98년에는 재벌기업이, 2008년에는 은행이 그 선두에 서 있다. 집중된 은행, 커다랗고 거의 유일한 한국 경제의 자본 고리. 우리는 지금 저 크고 불투명한 고리에 서바이벌 배팅을 걸었다. 당신은 안 끊어진다는 데에 걸겠는가? 한국의 누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파생상품들이 불투명하다고 비난할 수 있겠는가?

– 우리도 은행으로의 집중을 포기하고 슬슬 자본시장의 다양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금산분리는 아니고… 보험, 모기지, 신용카드, 신용대출,기업대출 등 금융회사들이 좀더 전문화/특화되고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래야 위험이 다가와도 하나씩 터져나갈 게 아닌가. 그래야 위험도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고, 앞으로라도 도매금으로 덤터기를 쓰는 일은 벌어지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만수, 올드 보이 배틀러.

이 글은 이후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밑의 Comment에 있는 트랙백들도 같이 읽어주세요.

링크: 희박한 가능성 뚫은 한-미 통화 스와프 from 한국일보

한국이 300억 달러 한도로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다고 한다. 이로써 급할 때 원화를 미국에게 밀어넣어두고 딸라를 대신 가져올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원인에 대해서 미국의 선물이니, 은혜니, 아니면 일본과 중국에 대한 견제다 등등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위 기사가 필자의 눈을 끌었다.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2일 워싱턴에서 열린 G-20 ‘긴급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전후부터다. 이날 회의에서는 금융위기 진원지인 선진국들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정책 공조에 신흥국들을 포함해야 한다는 우리나라의 목소리가 강하게 나타났다. (위 링크 기사)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1% 가능성 밖에 없었던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에 성공한 것은 강만수 장관이 국제사회에서 신흥국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분위기를 이끌었고 이를 국제금융 협상 전문가인 신제윤 차관보가 뒷받침하면서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위 링크 기사)

간단히 말해서 미 국채를 설렁설렁 흔든 것보다도, 한국이 망하면 미국계 은행의 손실도 크다고 매달린 애원 겸 협박보다도 국제회의에서 피켓질한 것이 더 잘 먹혔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불만 많은 신흥국들과 함께 으쌰으쌰 했더니 미국이 무마용으로 선동 리더가 될 만한 한국, 싱가포르, 멕시코, 브라질에게 통화 스왑을 열어줬다는 이야기. 잘 보면, 개발 모델이 될 만해서 신흥국들이 잘 따르고 왠만큼 겁도 잘 안 먹을만한 덩치 신흥국들에게 떡고물 던져준 것이 아닌가. -_-;; 특히나 새로운 경제체제를 짜는 과정(신 브레튼우즈 협상?)에서 얘네들이 선동?해서 신흥국들이 떠들면 곤란하다는 것 같다. 거기에 중국이 붙으면, 미국으로서는 생각도 하기 싫은 일이겠지.

필자는 저 기사를 읽으면서, 한 타이틀이 떠올랐다. Mansu, the Old-Boy Battler. 이 아저씨, 플라자 합의 때 옆에서 보면서 충격먹었다고 하더니, 딱 그 때 방식으로 미국을 힘으로 밀어붙였구나. 뭐, 옛날 스타일이든지 어떠든지 간에, 실제 금액이 얼마가 되던 간에 시장에 미국이 한국 뒤를 봐주겠다는 신호를 메가톤급으로 때렸으니 효과는 확실한 듯 하다. 근데 그 방법은 분명히 대빵 미국이 판을 망치고 지쳐있는 상황에서 꼬맹이들 수 모아서 대장격으로 미국 싸닥션을 날린 건데, 왜 싸닥션을 날려서 다 뜯어먹어 놓고 미국의 선물 운운하시나요? 필자가 FRB 관계자라면 가증스럽기 그지없을 듯. 어쨌든 Good Job! ^^;;

– 미국이 국영화만 안 했어도 저런 올드 보이 스타일 이야기는 귀 닫았을텐데, 요즘에야 할 말 없겠지. -_-;

– 일단 외환에서는 시간을 벌었지만, 은행들의 가계부채는 어찌하시려고? 은행채를 사줘도 그 금리를 낮게 갈 수는 없고, 결국 계속 부동산 시장과 소비는 얼어붙을텐데. 내환위기를 어찌 방어하시려나. 강만수가 이번에는 잘 한게 맞지만, 아직 큰 고비는 오지도 않은 상태인데… 저기서 올드 보이 스타일로 밀어붙이면 일본식 불황이지 뭐. -_-; 재건축이랑 투기 규제 해제해서 올려놓아도 어차피 저성장이면 가격을 뒷받침할 수 없어서 다시 무너질 건데… 그런 면에서 강만수는 터프하긴 하지만 서툴고, 경제 수장으로서는 알맞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국제회의에서만 배틀러로 써먹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 이 정부 들어서 가장 실용적인 외교였다. 미국 싸닥션을 날리다니… 한미동맹 강조는 그걸 덮으려는 립서비스로만 보인다. 아마 이 정체?는 재경부 최상위라인이랑 청와대만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강만수의 스탠드 플레이던지.

LTV, DTI 규제로 안전하다고요? 노, 마담. 그렇지 않아요.

한국 부동산 시장이 위기에 빠지지 않을거란 주장은 보통 LTV, DTI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그 근거로 든다. 미국 기준에서 보면 DTI는 말할 것도 없고, LTV도 50%선에서 유지되고 있으니,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은행이 그 영향을 받는 일은 적다는 주장이다. DTI든, LTV든 은행 대출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주택 대비 부채 비중이 정말 그러할까? 노, 그렇지 않다. 신용대출 등 제2금융권은 통계에 잡히니 보이지만, 거기에는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 하나가 빠져있다.

전세. 전세는 한국에만 있는 제도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해, 전세 거주자에게도 저당권과 유사한 담보물권이 인정된다. 이 전세금 규모는 공식적으로 신고하지 않으므로, 은행으로서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신규대출의 경우 기존 전세 거주자가 있다면 그가 은행보다 우선한다. 1억짜리 주택을, 5천만원 대출 + 4천만원 전세 + 1천만원 자기돈 정도의 비율로 구입하는 케이스는 그리 드물지 않다. 이렇다면 미국에서 대금의 90%를 모기지로 대출받은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즉, 1천만원으로 1억짜리 주택 가격 상승분을 모두 먹는 레버리지 효과를 본다.

진짜 문제는 이 전세금도 은행 대출인 경우가 많다는 것. 저당권 있는 부동산의 전세자금에 대한 대출제한은 없는 것 같으므로(사실 있다면 전세자금 대출이 유명무실하다), 실제로 주택에 대한 은행대출이 얼마인지는 구입자금 대출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그에 더해, 전세금을 대출받지 않았더라도 전세 거주자에게 전세금은 자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 전세금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용대출 등 다른 형태로 신용사고를 부른다. (한마디로 파산 바로 앞까지 쭉 가게 된다.) 여기까지 보아도 구입자금에 대해 대출규제가 강하므로 금융권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을까요? 노, 마담. 그렇지 않아요.

– 주택임대차보호법 관련 공부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을 정리한 글. 전세금까지 부채로 잡으면 정부가 자랑하는 주택가치 대비 부채 비율은 훌쩍 뛸 것이다. 거기에 아마도 (짐작이지만) 집주인이 받았던 전세금 중 많은 부분이 펀드 등에 투자되었을텐데… 그럼 대충 20% 이상은 이미 날아간 곳들도 많을텐데. -_-;;; 아마 주식과 펀드가 계속 박살이 나고, 이에 더해 전세 수요가 줄면 전세금 반환에 대해 걱정해야 하실 분들이 많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전세가 공급이 부족하니(즉 새 전세 거주자를 구해, 전세금을 받아서 내줄 수 있으므로) 쉽게는 그리 되지는 않겠지만, 한국 부동산 시장이 통계치가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허약한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