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정부 디폴트: 이념전쟁 #1/2

  1. 링크: 오바마-베이너 협상 결렬, 美 ‘디폴트’ 위협 현실화? – 프레시안
  2. 링크: 美초선의원 “오바마 디폴트 위기 ‘거짓말'” 주장 – 연합뉴스
  3. 링크: 사공 많은 美공화당 “도대체 누가 대표냐” – 연합뉴스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을 위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뉴스다. 미 연방정부의 부채는 미 의회가 정해놓은 최대 한도를 넘을 수 없게 되어 있다. 부채가 그에 달할 정도로 증가해서, 그 한도를 상향시키기 위한 민주당+행정부(대통령)과 공화당간의 협상인 것이다. 만약 부채 한도가 늘어나지 않으면 미 정부는 돌려막기가 불가능해지면서 채무 불이행, 즉 디폴트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얼핏 보면 부채 한도 증가와 정부 지출 축소는 합의에 별반 문제가 없고, 증세에 관련해서만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디폴트가 거론되는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티파티(Tea Party)다. 리버테리언(libertarian) 모임인 이들은 정부지출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고 믿는다. 국방과 치안, 즉 공안만이 정부가 할 일이다. 그들의 생각은 링크 2번의 초선의원의 말에 잘 드러나있다. 세수입이 국채 이자를 지불하는데 충분한데 왜 부채를 더 늘려야 하나? 정부가 다른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이념이다. 미 연방정부가 디폴트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은 그들에게는 굉장한 호재다. 누가 대통령이든간에 부채 한도와 감세만 틀어쥐면 정부는 많은 작업, 그들이 볼 때는 불필요한 개입을 줄일 수 밖에 없다. 티파티계 의원들은 증세금지에 대한 유권자 공약을 이유로 들지만, 지출축소에 더해 감세까지 지속함으로서 정부지출을 크게 줄이자는 게 핵심이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이 추진하는 거의 모든 정책의 중지를 요구하는거나 다름없으니 디폴트가 나서 대통령 자리가 날아가더라도 포기할 수가 없다. 허수아비 대통령이 무슨 소용인가.

티파티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미 하원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는데 큰 역할을 했고, 다음 대선에서도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 정치인이라면 그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맥케인 등 기존 보수주의자 입장에서는 연방정부가 디폴트에 처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지만, 티파티에게는 자신들의 이념을 항구화시킬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일 수도 있다. 그 결과가 링크 3번의 기사가 보여주는 공화당의 지리멸렬함이다. 그리고 이제는 기술적으로 대통령에게 긴급권한을 주고 그 다음 의회가 정식으로 한도를 올리는 방법밖에 남지 않았는데, 공화당이 하원에서 통과시킨 법안은 민주당이 우세한 상원에서 부결되었다. 하지만 공화당이 티파티의 의견을 억누르고 다른 타협책을 찾기란 어려워 보인다.

민주당과 티파티. 어느 쪽이든 지는 쪽이 자신의 정책이념을 완전히 버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공화당은 그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일단 기술적으로는 디폴트 불사를 외치는 티파티 쪽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디폴트가 나서 연방정부 지출이 완전정지되면 그들이 원하는 상황으로 이끌기 매우 쉬워질테니까. 수많은 부분에서 공공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민주당 또한 전전 정부때부터의 정책방향을 간단히 포기할 수는 없다.

나는 결국 미 연방정부가 단기적일지라도 디폴트를 맞게 될 거라고 본다. 이 협상은 사실상 종교에 가까운 이념과 가치관의 전쟁이며, 쌍방 모두 치명적인 정체성을 놓고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말이 맞다. 이 디폴트가 오바마의 대통령직을 날려버리겠지만, 그렇다할지라도 민주당과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한이 있더라도 티파티들이 원하는대로는 하려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저것 이야기들 정리.

요즘 이것저것 바빠서 포스팅이 정말로 뜸합니다. ^^;; 이야기할 주제들이 없는 것은 아닌데, 시간이 잘 안납니다. 한꺼번에 몰아서 정리해봤습니다.

1. 정운찬 총리는 이미지 팔아서 총리직 얻어낸 총리가 되었다. 한방에 중도실용과 지지율을 되찾아 왔으니 MB는 대박을 쳤다. 총리는 장사 밑천을 모두 털어넣었으니, 한 동안은 정권의 오빠?들에게 잘 보이게 몸사리고 있어야 할 처지다. 강만수-윤증현의 관료라인을 이성태 한국은행장과 같이 견제해주길 바랬는데, 청문회 기간 중에 얻어맞은 데미지 때문에 불가능할 듯 하다. G20 회의유치와 한은법 개정 때문에 이성태 행장도 강하게 금리인상을 외칠 수 없게 되어버린 지금, 어쩌면 우리는 DJ의 카드사태, 노무현의 부동산광풍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버블사태를 맞게 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그런 면에서 G20 유치가 기뻐할 일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대권주자로서 세종시 문제로 충청도를 잃어버린 정운찬은 링에 올라가지도 못할 것이다. 깨끗하지도 않고 MB에 가려 능력을 보일 기회도 없을테고, 무엇보다도 한나라당 적통도 아니다. 한나라당이 얼마나 출신-지역이든 계급이든-에 민감한지는 MB가 지명한 이귀남에 대해서 보이는 태도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사실, 한나라당이 정말로 이것저것 용광로처럼 인재를 흡수해서 잘 써먹었다면 민주당 집권도 없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 한나라당이 땡전 한푼없는 굴러온 돌에게 대권주자 자리를 준다? 총리에서 물러난 후, 정운찬에게 무엇이 남아있겠는가.

2. 오바마가 자국 건강보험 개혁에 올인하고 있는 동안 북핵 문제는 지지부진하다. 꼭 북핵이 아니더라도 국제문제 중 경제문제를 빼고는, 지구가 멈춰있다는 느낌이다. 일본에서 정권이 교체되었지만, 관료들과의 전쟁에서 하토야마가 승리할 가능성은 … 음… 차라리 오자와 총리였다면 모르겠지만 힘들다고 본다. 북한이 판을 흔들어봤는데, 미국은 현재 국내 문제랑 경제적 국제협력에만 바쁘니 가시적인 효과는 없었다. 그 틈을 타고 남한이 끼어들만한 여지는 늘었다. 일본도 정권교체 때문에 대북정책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을 터이니까, 당분간 북한은 남한이랑 놀아야할 처지다. 이제 슬슬 MB정권도 반을 지나고 있으니, 북한과의 대화로 뭔가 업적을 남길 유인도 커졌다. 그런 면에서 언론에서 통일부 관료들의 발언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정부 내 역학관계에 있어서 상당히 생각해볼 만한 소재다. 일단 통일부에는 지난 10년간의 노하우를 가진 이들이 있으니까, 경험(과 생각) 없는 청와대에서 뭔가 성과를 내보고 싶을 때 당장 부려먹기 편하다. 지난 정부 조직개편 때 통일부를 남긴 것은 MB정권 기간 동안 민주당 최고의 승리일지도 모른다.

3. 8세 어린이 성폭행범 관련해서 세상이 시끌시끌한데, 법공부하는 입장에서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 심신미약으로 필요적 감경(꼭 반으로 깎아줘야 한다)을 했으니, 실상은 24년형이다. 유기징역이 최대 25년까지 가능하니 재판부로서도 최대한을 매긴 셈이다. 무기징역도 필요적 감경을 거치면 15년형으로 감형된다. 정확한 사실관계 – 얼마나 술에 취해있었나 -가 알려지지 않아서 심신미약을 인정한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여론이 많은 듯 한데, 이는 보통 의학계의 조언을 듣기 때문에 감경여부는 재판부 재량일지라도 재판부가 마음대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정책적으로는 술만 몽땅 취하면 무조건 반으로 깎아준다네~라는 인식을 퍼트리고 있는 듯 해서 매우 곤란하겠지만서도. 개인적으로는 재판부가 피고인의 나이 57세에서 69세까지 복역한다는 점에 대해서 고려한 것이 아닌가 싶다. 만약 범인이 좀더 젊었다면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비아그라도 듣지 않을 때까지 복역시킨다고 생각해보면 재판부의 판단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

형벌(과 전자발찌 같은 보안처분)은 기본적으로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12년의 징역이 국민의 법감정에 맞지 않는다고 한다면, 여러모로 부족한 형량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각자의 선택이다. 하지만 형벌은 피해자의 피해를 보상해주기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근 70세까지 복역시키는 목적은 재발(범인이 하든, 딴 사람이 하든)방지에 주된 목적이 있다. 술을 아무리 처먹었더라도, 민사소송에서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법원이 이러한 경우에 있어서 손해배상을 크게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철저한 징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크다. 또한 이 사건으로 인해 전자발찌 같은 보안처분과 신상공개에 대한 지지여론이 높아질 것이고 빠르게 확산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씁쓸한 일이다. 하지만 아동보호에 대해서 이번만큼은 나도 보안처분과 신상공개의 강화를 찬성할 수 밖에 없다.

4.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남아있는데, 일단 오늘은 이 정도로. 위의 주제들도 나중에 좀더 정리해서 써 보기로 하겠습니다.

수출액을 주목하자.

링크: 미국보다 중국이 더 문제 from 헷지드 월드 언헷지드 블로그

링크: 연초 수출 급랭 from 매일경제

현재 한국의 당면 문제가 실업과 자산 디플레이션이라면, 그 시작점은 수출이 쥐고 있다. 수출 감소 -> 매출 감소 -> 소득 감소(includes 실업) -> 자산 매물 증가 및 매입여력 감소 -> 자산 가격 하락…의 막장 테크의 도화선은 역시 수출 물량에 달려 있다. 외환위기라면 경상수지가 중요한 팩터가 되겠지만, 국내 경제의 위기는 수출액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내수라면 조폐공사 윤전기라도 돌리겠지만, 우리는 슈퍼노트가 아니라면 딸라를 찍을 수도 외국 수요층에 살포할 수도 없다. (설마 슈퍼놋을 찍자는 분은 안 계시겠지?) 정부가 어찌해 볼 수 없는 수요의 폭락이 왔다.

위 매일경제의 기사대로라면 40% 가까이 수출이 쪼그라들 것이고, oneidjack님 블로그 포스팅의 자료를 보면 그것은 대부분 대중국 수출의 감소분이다. 오바마 못지 않게 후진타오도 화끈한 경기부양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중국 또한 수출 의존형 경제이니 후진타오는 내수 진흥책 돈따발 약발이 버틸 동안에 오바마의 기적적인 성공을 빌어야 할 판이다. 이명박은 오바마가 기적을 일으키고 후진타오가 두번째 기적을 일으켜야, 웬만하면 다음 대선 이전에 그리해 주어야 할 형편이다. 근데 이랔에서 현대건설에 엄청난 부실채권을 안겨주신 그 분의 운빨을 보면… 흐음… ;;;

지금이라도 내수를 키워야 하겠지만, 중앙일보가 지적하듯이 이는 중산층을 정책적으로 키워야 가능하다. 효과를 보려면 5년 단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니 이는 지금 당장의 해결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지금 안 하면 미룰 수도 없으니 시작은 해야하지만, 내일 저녁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녹색 뉴딜 등 이명박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경제대책들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중산층 형성에 어느 정도 효과적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토건공사가 중산층 확대에 유리한가에 대해서는 필자는 모르겠다. 98년 이후, 한국은 구조조정의 성공사례였고 덕분에 지금 다른 수출형 국가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위기 중에 체질을 바꾸는 것은 이번 위기에도 예외가 아니다. 중산층을 확대하기 위한 산업들의 구성과 구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슬프게도 지금은 수출액 통계를 보면서 일희일비할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다행인 것은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나쁜 편이 아니고, 유가가 안정되어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한국 수출 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이라는 것 정도를 들 수 있겠다. 한미 FTA를 필두로 EU, 일본, 중국 등 자유무역에 진력하는 정부 정책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경상수지가 아니라, 수출액이다. 세계수요의 입에 푸아그라 거위용 깔때기를 꽂아서라도 퍼부을 수만 있다면 좋을텐데. (그럼 필자는 노벨 경제학상도 탈 수 있을지도?)

– oneidjack님의 포스팅을 보면서 처음 든 생각은, “대만, 우짜노…” OTL

– 역시 한번 구조조정을 했더니 더 잘 버티긴 버티는구나. 중국의존이 더 커지기전에 터졌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우리도 대만 꼴 날 뻔 했다. ;;;

– 그래봤자 우리도 -3X%… 이 쇼크로 줄줄이 수출 관련 산업들이 터져나갈텐데, 이거 어떻게 대처하려나.

오바마의 경기부양책

Obama’s weekly address from Youtube

7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재생 플랜의 내용은 대부분 새로 다 짓겠다는 것. 오랫동안 방치되어 오던 정부 건물, 학교, 병원, 도로와 다리 등을 모두 에너지 절약과 정보화에 걸맞게 바꾸는 것으로 실업을 해결하고 석유 의존도도 낮추겠다는 것이 요지인 듯 하다. 명확한 방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의료 시스템과 인프라에 대해서도 손댈 것이라고도 했다. 오래된 건물의 난방비 낭비와 미국 학교와 가정의 열악한 정보화 인프라를 예로 들면서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로 장기적인 예산을 절감하고, 미국인의 정보화 경쟁력을 높이고, 의료 시스템 재정비를 통해 건축을 통한 경기부양 뿐만이 아닌, 미국의 체질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함을 명백하게 밝혔다.

정부가 돈을 쓰겠다는 거야 경기부양에서는 당연한 것이겠지만, 어떻게 쓰겠다는 것을 넘어서 무엇을 위해 투자하는 것인가를 국민에게 명확하게 밝히는 대통령 당선인을 가진 미국이 부럽다. 이 목표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이 많겠지만 어느 지점으로 가는가를 합의한다면 바보짓은 훨씬 줄 것이다.

우리도 경기부양을 한다면 목표가 있어야 한다. 대운하를 파는 것만을 강조하고 대운하로 통해 대한민국을 어떠한 국가로 이끌겠다는 가타부타 말이 없는 이명박 대통령이 배웠으면 좋겠다. 정말로 대운하는 TK 구제책일 뿐인가? 비전과 목표를 밝혀야 비판을 하든 지지를 하던 할 것이 아닌가. 물류 시스템 정비가 목표라면 오히려 다른 방법도 많다. 경기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요즘, 어떤 대한민국을 원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국민소득 4만불은 부수적인 것이다. 그래서 불안하다. 바로 일본이 생각없이 돈을 쏟아붓다 정부가 시체놀이하는 상황이지 않는가.

오바마가 클린턴틱해지기 시작했나?

링크: 오바마측, “한국, 연내 FTA처리를” from 한국일보

위 기사를 요약하면 오바마 캠프에서 한미FTA를 재협상 레벨로 밀어붙이거나 파토내지는 않을 터이니 빨리 처리하자고 의사를 타진했다는 이야기다. 한국측에서 실질적으로 발효시키기 위해서는 개정해야 할 법률이 많으니 실무적으로는 동시 발효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볼 수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어찌됐든 오바마는 자유무역 노선을 걷기로 이미 결정했다는 건데… 선거 중 미국 자동차 노조에게 했던 말들은 어떻게 하려나? 단순히 이미 체결된 조약이라 진행하는 것일지 아니면 자신의 발언을 폐기하면서 클린턴처럼 자유무역으로 가는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불명확하다. 어쨌든 오바마가 극단적인 보호무역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는 매우 좋은 뉴스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바마 당선자의 한 핵심 측근이 대선 승리 후 외교통상부의 통상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한미FTA 비준동의안의 연내 처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바마 당선자가 우려하는 자동차 부분의 무역불균형 문제는 지난 번 쇠고기 협상 때처럼 일종의 서한 교환 방식인 사이드 레터(side letter)로 미국의 요구사항을 수용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저놈의 여권관계자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말을 믿을 수 있는가하는 것. -_-a;;; 재협상이고 나발이고 요구들 다~~~ 들어드릴테니 FTA를 파토놓지만 말아주세요, 라고 매달리고 있는 것일까나, 아닐까나. 어쨌든 자동차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도 아직 좀더 열어줄만한 여유가 있고 미국 자동차 회사들도 오락가락하는 판이니 열어주더라도 당장 큰 타격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한국 자동차 시장이 이미 독과점이라는 것도 개방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 재협상을 하든 사이드레터를 날리든 FTA를 살리려 하는 거니 그건 일단 괜찮은데, 정말 문제는 다음이다.

아직 인수조직이 제대로 짜여지지도 않은 시점에서 핵심측근이라니, 그렇게 여권이 미국 민주당과 파이프가 잘 닦여있던가? 아아, 여권 고위관계자가 기자에게 한 발언에 대해서 “저거 진짜야? 대충 단물만 빼먹고 또 오해라고 둘러대는 거 아냐?” 라는 의심부터 덜컥 드는 게 진짜 문제. 오바마가 저런 태도로 나온다면 우리나 세계를 위해서나 좋은 뉴스(복음? ㅋㅋㅋ)인데, 저렇게 달콤한 이야기가 여권 인사 입에서 나오니 저게 정말 사실인가부터 의심하게 된다니, 후후, 이번 정부의 최대 문제는 역시나 신뢰의 문제다.

오바마가 역사적인 승리를 거두다.

링크: [전문가 기고] 역사를 만드는 미국 from 한겨레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Barack H. Obama)가 당선되었다. 미국을 넘어 전세계에 담대한 희망을 외친 그는 미국의 소프트 파워가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주며, CNN의 평가대로 미국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의 당선이 당장 많은 것들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가장 거대해보이던 벽은 하나 깨졌다. 차별받는 모든 이들에게 거대한 발자취로 남게 될 것이다.

가끔 미국의 광대함과 유연성에 놀라움과 부러움을 느끼게 되는데, 오늘도 그러하다. 오바마의 당선을 축하한다.

– 잘 언급되지는 않지만, 클린턴 부부와 부시 부자를 동시에 이겨낸 것은 오바마가 이뤄낸 최초의 기록들 중에서 두번째 정도로는 평가할 만한 일이다. 그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 그가 자유무역을 지지할지, 보호무역을 지지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역사적 교훈에서 오바마가 대공황의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 보호무역을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을 듯 하다. (너무 희망적인가? ^^;  ) 다만 한미FTA는 자동차 등에서 좀더 많은 한국의 개방을, 넘어갔던 환경과 노동 면에서는 미국 기준에 맞는 제도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게 큰 손해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데, 이는 다음 글거리로 남긴다.

– 미국의 노무현 꼴 나기에는 서포트하는 인력과 세력이 너무 충실해 보인다. ㅎㅎ

11월 4일 美 대선, 불편한 진실의 뚜껑이 열린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버락 오바마. 흑백 혼혈 남성이며, 하와이 태생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도 자란 적이 있는 젊은 상원의원. 변화와 희망이라는 키워드로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꺾으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 새라 페일린. 백인 여성이며, 역시 젊은 알래스카 주지사로서 워킹맘(Working Mom)과 개혁을 부르짖으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 바이든은 고사하고, 공화당 대통령 후보 맥케인 할아버지도 보이지 않는 이상한 선거전이 되어가고 있는 2008년 미국 대선. 오바마, 맥케인 양 후보 모두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서 이미지 전략이 아닌 공약 발표가 한창이지만, 구경꾼들은 모두 오바마와 페일린에 쏠려 있는 듯 하다. 리먼 브라더스가 사실상 파산을 선언하고 메릴린치가 팔려가는 등 경제위기가 지속됨에도, 페일린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페일린 덕분에 매케인은 오바마와 접전 내이거나 근소한 우위를 점하면서 선전하고 있다. 브래들리 효과를 생각하면, 오바마는 현재 매우 불리하다.

힐러리 지지자들은 부통령 후보로 힐러리를 요구했지만, 오바마의 선택은 외교통 상원의원 바이든이었다. 구 민주당 이미지를 혁파하고, 클린턴 부부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으면서 자신의 약점을 채우는 선택으로서는 훌륭했지만… 공화당의 페일린 카드에 역습을 당했다. 여성을 최우선시하던 힐러리 지지층 여론의 여진이 남아있던 부분을 파고든데다, 가족과 아이들을 지키면서 일하는 워킹맘 이미지로 힐러리의 약점까지 커버하는 듯 보인다. 차가운 슈퍼우먼 힐러리와는 같은 여성이면서도, 같지 않은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당 경선이라면 부통령 후보자리를 생각하게 되지만 대선 본선은 이기거나 지거나, All or nothing이다. 페일린 카드는 여성 부통령과 유색인 대통령 간의 양자택일을 강요한다.

페일린은 여성인가, 백인인가. 생물학적으로는 물론 둘 다에 해당되지만, 정치적으로는 어느 쪽에 방점을 찍는가에 따라서 중대한 차이가 난다. 맥케인과 공화당은 페일린의 기용으로 부시3기 대 변화세력 프레임에서 탈출하면서, 문제를 민주당 경선 때의 흑인남성 대 백인여성 간 대결 프레임으로 다시 짰다. 그 것도 공화당 입맛에 맞게 백인 여성은 보조적 역할에, 가정을 충실히 지키는 이미지까지 덧씌웠다. 오바마로서는 힐러리 부통령에 대한 유인을 가진 상태에서 간신히 이긴 프레임에서 다시 싸우게 되어버렸다. 필자 개인의견으로는 오바마가 이 구렁텅이에서 못 빠져나올 것 같다. 특히나 오바마가 공략해야 할 층이 중산층 이하 백인계층이라면 그들 입맛에 딱 맞을 백인 여성 – 돈도 벌고, 출세도 하면서 애들을 키우는 – 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지 매우 회의적이다. 아무리 그들의 직장을 당분간 보호해줄 무역정책을 발표해도 그 효과가 미미한 이유이다. TV토론 등에서 맥케인을 확실히 누르지 않는 이상, 탈출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페일린은 여성이라는 명분으로 백인 남성들의 최고의 방패가 되었다.

하지만, 누가 이기든 이 선거는 불편한 진실의 잣대가 된다. 오바마-바이든이든, 맥케인-페일린이든, 찍은 사람은 스스로가 무엇 때문에 찍었는가를 자문하게 된다. 미 시민권자가 아니더라도 이 대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이에 자기 답을 가진다. 굳이 꺼내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그러하다. 흑인인가, 여성인가. 흑인들의 분노와 여성들의 분노 어느 쪽인가. 더욱더 쓰린 것은 이 프레임을 다시 만들어내고 뒤에 숨은 사람들은 결국 공화당의 백인 남성들이라는 사실이다. 새라 페일린은 스스로 그 자리를 쟁취한 것이 아니라, 간택된 것이다. 피차별인들이 차별인들이 만들어낸 프레임에서 서로 싸우는 현실이다. 그리고, 구경꾼에게도 어느 쪽에 먼저 방점을 찍어야 할지 문제를 던진다. 그 와중에 세계를 좌우하는 미국의 정책과 비전은 저 멀리에서 헤매고 있다. 소수자들의 분노와 저 멀리에서 역습해올 무관심의 대가가 언젠가 전 세계를 강타할 것이라 생각하면, 이번 미 대선에서 우리는 모두 불편한 진실들의 뚜껑을 여는 판도라이다.

– 힐러리는 자기가 올라왔지만, 페일린은 끌어올려졌다. 그런 면에서 페일린의 최대 공로자는 힐러리. 그는 여전히 미국을 움직이고 있다.

– 간단히 말하면… 공화당 ㅅㅂㄹㅁ,  니네들 살자고 화약고에 또 불을 지르다니 미국을 말아먹을 생각이냐? 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