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 스토어 사업자등록증 요구: 근거와 단상.

참고 링크

  1. 문제는 세금이야 , 이 바보야. – 6116
  2. 외국 개발자들의 경우 연락처 정보 추가 노출도 압박이 심할 듯… – being nice to me
  3. 구글 플레이의 한국 판매시 개인 정보의 요구 – Google Play
  4. 애플, 개인 개발자 사업자 등록 강제… 왜? – 이데일리
  5. 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보호를 위한 법률 – 국가법령정보센터
  6. Korea’s iTunes App Store gets personal, wants developers to show contact details – TECHINASIA
  7. 앱스토어 개발자 등록 해프닝, 원인은 ‘전자상거래법’ – Blotter.net
  8. 애플 앱 스토어 계약서 – Apple
  9. 구글 Play 법률정보 – Google

제2판 업데이트: 참고링크 7번의 기사를 먼저 읽어보시면 이해가 더 쉽습니다. 저도 초본에서 잘못한 부분들을 이 기사를 보고 바로 잡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애플 앱 스토어에서, 앱 등록 시에 실명,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사업자등록번호(외국인은 예외)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참고1,2 )  구글 또한 플레이 스토어에서 한국 내 판매를 위해서는 개발자의 연락정보를 요구하고 있다.(참고3) 애플의 경우, 현재는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요구에 대해 앱 판매 수익에 대한 과세 문제로 접근한 기사(참고4)도 있기는 한데, 그 근거는 다른 곳에 있다. “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보호를 위한 법률” 제20조 제1항, 제2항과 그에 따르는 시행령 제25조 제1항이 그것이다. 즉 이번 제한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률에 그 근거를 둔다. 참고4의 기사에서는 조세 관련 기관에게만 문의했는데, 이 법률을 집행하는 기관은 대부분 공정거래위원회이다. (이 글 초본에는 제10조로 논했었으나, 제10조는 사이버몰 운영자 자신에 대한 조항이다. 참고7을 보고 바로 잡는다. 참고7에서는 제20조 제2항만을 언급하였는데 실제 사업자 등록번호를 요구하는 법령은 시행령임.) (추가: 아직 공정위가 이 법령의 적용여부에 대해 확인했다는 소식은 찾지 못했음.)

법률 제20조(통신판매중개자의 고지 및 정보제공 등) ① 통신판매중개자는 자신이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총리령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미리 고지하여야 한다.

② 통신판매업자인 통신판매중개자는 통신판매중개를 의뢰한 자(이하 “통신판매중개의뢰자”라 한다)가 사업자인 경우에는 그 성명(사업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그 명칭과 대표자의 성명)·주소·전화번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확인하여 청약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소비자에게 제공하여야 하고, 통신판매중개의뢰자가 사업자가 아닌 경우에는 그 성명·전화번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확인하여 거래의 당사자들에게 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여야 한다.

시행령 제25조(통신판매업자인 통신판매중개자의 정보제공) ① 법 제20조제2항에서 “성명(사업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그 명칭과 대표자의 성명)·주소·전화번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란 법 제13조제1항 각 호의 사항(사업자가 법인이 아닌 경우 그 대표자의 성명을 갈음하여 사업자의 성명) 및 사업자등록번호를 말하고, 통신판매업자인 통신판매중개자가 다음 각 호의 정보를 보유한 경우에는 이를 포함한다.

1. 공인인증기관(「전자서명법」 제2조제10호에 따른 공인인증기관을 말한다. 이하 같다) 또는 신용정보회사(「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제5호에 따른 신용정보회사를 말한다. 이하 같다) 등을 통하여 확인한 신원정보

2. 해당 통신판매업자인 통신판매중개자가 제공하는 통신판매중개의뢰자의 신용도에 관한 정보

애플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가 이 법에서 규정한 “통신판매업자인 통신판매중개자”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들은 앱 판매자(이 법률 내에서는 “통신판매업자”로 규정된다.)의 관련 정보를 게시해야 될 의무가 있다. 왠 뜬금없는 법인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이 법률은 당초 “인터넷 쇼핑몰”을 규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즉, 옥션 등 오픈마켓을 생각하면 쉽다. 오픈 마켓에서 어떠한 물품을 사고 구매결정 등 결제를 했는데 결함 등의 사후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책임질 주체를 명확히 알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조항이다. 스마트 기기의 앱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자면, 피싱 등 범죄 앱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소비자가 누구에게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분명하고도 공개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이다. (추가: 이 법에서 “사업자”란 제조-수입-판매 등을 하거나 용역을 제공하는 자를 지칭하는 용어(동법 제2조 6호 참조, 참고 5)이므로 사업자가 아닌 자는 해당 재화/용역의 제조-유통의 상행위 과정에 있지 아니한 자를 뜻한다. 중고 거래 등을 상정한 조항으로 보인다. 제2항 뒷부분에서 “거래의 당사자들”, (제공이 아닌) “열람”이라는 표현에서 그러한 점이 엿보인다.)

이 조항은 개인 개발자에게 문제이다. 기업의 경우에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어차피 사업자등록은 했을 것이며 그 영업주소는 법인의 경우 공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개발 및 판매자는 전업이라면 세금 등 법적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는 것이 옳겠으나 자택 개발의 경우에 사업자 등록 번호만으로 충분할 터인데도 자신의 거주지 및 전화 번호까지 공개적으로 밝혀야 하는가,라는 사생활 보호의 문제가 있다. (이는 참고6에서처럼 외국인 개발/판매자의 경우에도 문제된다.) 그리고 겸업하는 경우 사업자등록으로 인한 겸업금지의무 또는 영리활동금지의무 위반이 발각되는 사태를 우려하는 이야기도 있다. 용돈벌이 등 소소한 취미로 개발하는 학생의 경우에도 자영업자로 규정되는 사업자 등록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부분 개인들의 활발한 개발을 장려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위축시킨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렇다면 개인 개발/판매자들, 특히 전업이 아니라 겸업이나 취미로 하는 이들이 이 법의 적용을 피할 수 있을까. 검토해보면, 유료로 앱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다.  동법 제2조 제3호를 보면 다음과 같다.

3. “통신판매업자”란 통신판매를 업(業)으로 하는 자 또는 그와의 약정에 따라 통신판매업무를 수행하는 자를 말한다.

“업(業)으로 한다”는 표현은 해석상 정기적으로 일어나거나 꾸준히 행해지면 충분한 것으로, 이로 인해 생계를 유지하거나 이익을 보지 않아도 적용된다. 즉 앱 스토어에 앱을 등록하고 판매/서비스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에 더해 업데이트까지 이루어지고 있다면 실질적으로는 앱 판매로 이익을 보지 않고 있더라도 “통신판매업자”이다. 앱 판매는 애플이나 구글이 하는 것이고 개인 개발자가 직접 판매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라는 의문이 있을 수 있겠으나, 애플, 구글 모두 자신들의 마켓 계약, 약관에서 제3자가 제작한 앱 판매 시에는 제작자와 구매자 사이에 판매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명확히 하고 있다. (참고8, 9 및 아래 인용 참조) 즉 판매자 맞다.

(애플의 계약서) iTunes는 귀하에게 Mac App Store 및 App Store를 통해 제공되는 소프트웨어 제품(총칭하여 “App Store 제품”)를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귀하에게 판매하는 것입니다. App Store 제품으로는 다음과 같이 두 종류가 있습니다. (i) Apple이 개발하여 iTunes가 귀하에게 라이센스해주는 상품들 (“Apple 제품”); 및 (ii) 제삼자인 개발자가 개발하여 귀하에게 라이센스해주는 상품들 (“제삼자 제품”). 특정 제품의 종류는 (즉, Apple 제품 또는 제삼자 제품 중 해당되는 것) Mac App Store 또는 App Store 신청서에 표시됩니다.
(… 중략 …)
귀하는 본 스토어를 통해 구매한 각각의 Apple 제품에 대한 라이센스가 귀하와 iTunes사이에 구속력이 있는 합의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귀하는 귀하가 제삼자 제품을 iTunes를 통해 취득한 경우, 해당 출판인과 직접적으로 귀하의 해당 제삼자 상품 사용에 대한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라는 점; 및 iTunes는 해당 제삼자 제품에 대한 귀하와 출판인 사이의 라이센스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각 제삼자 제품의 출판인만이 그 제삼자 제품, 그 내용, 부인되지 않은 범위의 보장 및 귀하 또는 다른 당사자가 제삼자의 제품 사용과 관련하여 제기하는 청구에 대해 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구글의 약관) 2. Google Play 제공
직접, 대리인 및 앱 판매. 귀하가 Google Play에서본건 제품 (데이터 파일, 애플리케이션, 글로 된 텍스트, 모바일 기기 소프트웨어, 음악, 오디오 파일 또는 기타 음원, 사진, 동영상 또는 기타 이미지로 정의됨)을 구입할 때에는 아래와 같이 세 경로를 통해 구입하게 됩니다.
(… 중략 …)
(c) Android 앱의 경우 앱 제공자로부터 (“앱 판매”).
귀하는 본건 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다음과 같이 별도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 중략 …)
(c) 앱 판매의 경우, 귀하가 구매한 본건 제품의 제공자와
이와 같은 별도 계약은 본건 서비스의 이용에 대하여 귀하가 Google Inc.와 체결한 계약에 추가적입니다.

무료 앱 개발자의 경우에도 이러한 면에서 앱 개발 및 제공을 “업”으로 하는 자는 맞다. 다만 무료인 경우에, 이를 “판매”로 볼 수 있는지가 애매하다. 판매는 매매(정확히는 매매계약 청약의 유인)인데, 매매의 핵심은 “유상계약” 즉 대가의 지급에 있다. 증여 등 무상계약 등으로 다룰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이고, 일단 “판매업자”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이다. 다만 인 앱 결제 기능이나 광고 등으로 사실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앱의 경우에 단순히 앱 스토어에서 앱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여 이를 “판매”로 보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소비자 보호가 목적이므로 이러한 “무료제공인 수익성 앱” 또한 예외를 인정하기 힘들다.  세금은 인 앱 결제나 광고수익이 발생할 때에 준해서 징수하면 된다. 이는 앱 스토어의 문제라기보다는 결제 서비스 제공자나 광고수익 지급자와 관계가 있으므로, 앱 등록과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앱의 결함 또는 그로 인한 소비자의 부가적 피해를 책임질 공급자를 명확히 한다는 목적에서는 적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판매는 매매의 청약 유인, 즉 “이거 사세요.”라는 뜻을 전달하는 행위이다. 무료제공 앱이라도, 설치 이후 사용 중에 매매(즉 구입)이 이루어진다면 무료 제공 자체를 판매 과정의 일부분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무료 앱을 설치하는 사용자 또한 소비자로 여길 만하다. 사실 이런 경우에는 앱 자체 내에 공급자의 정확한 정보를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는 것이 더 직관적이지만 꼭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판매자, 소비자 지위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결정 또는 판결은 내가 아는 한 아직은 없다.

정리하자면, 해당 앱으로 수익을 내는 한에는 이 법률의 적용을 피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다만 수익요소가 없는, 단순한 무료배포 앱은 “판매”를 전제하는 이 법률이 적용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법률 적용은 그렇다치면, 과연 오픈 마켓 등 “인터넷 쇼핑몰”을 염두에 둔 이 법률을 스마트 기기용 앱 마켓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즉 일반적인 인터넷 쇼핑몰, 오픈 마켓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이 법률의 규제가 앱 마켓에도 적합한가,는 이야기다. 오픈 마켓과 앱 마켓은 일단 몇십만원에 달하는 상품들이 자주 거래되는 오픈 마켓에 비해서 앱 마켓은 무료도 많고, 유료라고 해도 $5 이하가 대다수이다. 또한 피싱 등의 범죄를 제외하면 스마트 기기 앱 자체의 문제로 인해 소비자가 큰 피해를 입는 경우는 매우 적다. 또한 피싱, 스매싱 등 불법/범죄 앱은 공식적인 마켓에서 판매되는 경우보다는 별도의 설치 파일 형식으로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

이 둘 간의 가장 큰 차이라면 판매자의 국적 다양성이다. 옥션에서 해외 판매자가 한국인을 상대로 판매하는 경우는 배송, 결제, 통관 등의 문제로 인해 굉장히 적지만 앱 마켓에서는 매우 일반적이다. 이 법률 제10조는 사이버몰 운영자에게 자신의 “사업자등록번호”를 표시할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구글 플레이를 운영하는 미국의 구글 본사에 등록번호가 있을 리가 없고 또한 표시되어 있지 않다. (상호명과 대표자명, 주소, 전화번호만이 나온다.) 구글이 이럴진대, 다른 해외 앱 개발자들이 사업자등록을 하기를 기대하기란 매우 힘들다. 하지만 “사업자”인 제작자이므로 시행령 제25조에 따라 사업자등록번호는 의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국내 제작자면서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 또한 마찬가지이다. 현재 국내 앱 마켓에서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개인 개발자의 경우엔 사업자 등록번호를 제공하지 않고 서비스 중이다.(참고7의 후단 그림 참조) 사실 이는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이 제작, 수입, 판매하는 이들(“사업자”)들은 당연히 사업자등록을 하였을 것이라 묵시적으로 전제하고 들어갔기에, 법에 틈이 생긴 셈이다.

또한 소비자와 사회적 이익을 생각해보자. 기업을 아닌 해외의 개인 개발자가 굳이 자신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를 공개할만큼 한국 시장이 매력적인가? 무료로 공개하는 앱들의 경우에는 더할 것이다. 해외 앱들이 한국 시장에서 이탈하면 한국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5 정도의 피해를 구제받기 위해서 해외 사업자에게 연락을 취할 이익이 있을까 하는 점까지 생각해보면, 이들의 이탈에 비해 실질적인 이익을 기대하기는 매우 힘들다. 해외 공급자들에 대해 주소 등의 공개를 의무화함으로써 기대해볼만한 최대의 이익은 해외에서 만들어지는 피싱 등 불법 앱의 감소 정도일텐데, 이도 크지는 않을 것이 이미 피싱 범죄는 국제조직화 되어 있다. (최소한 해외의 사기 팀과 한국 내에서의 수금 팀 정도는 협력하고 있다.) 그들이 해외에서 만들어지는 피싱 앱을 솔직하게? 제작자를 밝히며 올릴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까? 거기에 앞에서 말했듯이 가장 위험한 피싱 앱들은 SMS등 다른 경로로 전파된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 국내-해외 앱 마켓 간 평등권, 즉 차별 문제다. 국내 통신사 앱 마켓들에는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외국회사(애플,구글 등)에 대해서는 요구하지 못하면 이는 차별이다. 외국계 마켓에서는 외국제 앱과 국내 개인 개발자 앱을 쉽게 구할 수 있고, 국내 마켓에서는 사업자 등록을 한 전업 개발자들의 국산 앱 위주로만 구할 수 있다면 경쟁력 차이는 확연해질 것이다. 이러한 차별은 해당 통신사 투자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도 크다. 현재 애플 앱 스토어는 다시 이 법률 상의 정보들을 요구하지 않고 있지만, 국내 앱 스토어들이 이미 표시하고 있다. 개인 개발자라면 어느 쪽에서 앱을 팔고 싶겠는가?

정책적으로 거래금액과 피해우려가 적은 앱 마켓에 대해 소비자 보호(및 세수확보)와 스마트 기기 앱 개발/공급자 활성화를 비교해보면, 아무래도 후자쪽이 더 무겁지 않나 생각된다. 국내에서 제작되는 피싱 앱들에게는 어느 정도 강력한 규제가 되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마켓을 통해 전파되지 않거나, 외국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큰 소용이 있을까 싶다. 하지만 전자 상거래 전반에 대한 소비자 보호를 소홀히 할 수는 없으므로, $10 정도의 소액인 SW, 컨텐츠 거래에 대해서는 제작/공급자의 신원 정보들의 제공 의무를 면제하며 일정 액수 이상의 판매액을 올린 이들에 대해서만 마켓 운영자가 세무당국에 통보하도록 하고, 범죄 앱들의 경우에는 사후 차단 및 별도의 제작자 추적 제도를 도입하는 예외를 두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생각된다.

글이 길어졌다. 세 줄(이지만 역시 좀 긴) 요약.

  1. 현행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 법률상 앱 공급자의 이름,주소,전화번호,사업자등록번호 제공 의무는 완전한 무료 앱을 제외하면 피하기 힘들다.
  2. 가격의 소액성, 외국인 앱 개발/공급자의 대거 이탈, 국내-해외 앱 마켓간의 평등, 피싱 앱의 해외 개발 및 허위공개를 고려하면 소비자보호를 위한 공개의무는 현실적이지 않다.
  3. 소액의 SW, 컨텐츠 거래에 있어서는 소비자보호보다는 개발, 공급을 장려하고 국제성을 중시하는 예외 규정이 현실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애플 아이폰4S 단상: 디스플레이 전쟁, 시작되다.

이번 아이폰은 다 업그레이드되었는데, 단 하나 디스플레이만 아니어서 4S가 됐다. 디스플레이가 안 바뀌니 기구물(프레임)도 바뀌어봤자 모양도 별 차이없어서 어쩔 수 없이 4S로 이름붙인 듯하다. 사실 3G시절부터 4S까지 얼마나 큰 업그레이드가 있었나 생각해보면 이번 4S가 딱히 5라 부르지 못할 정도로 마이너 업그레이드는 아니다. 삼성 이재용 사장의 커멘트를 고려해보면 삼성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대량공급을 거절해버린 모양이다.

LCD업체들 사정이 별로 좋지 않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LG와 일본업체들이 공급하는데, 같은 해상도의 4인치면 픽셀 피치가 틀려져서 생산라인을 대량수정해야 하는데 0.5인치 확대에 그럴 메리트가 있는가? 같은 dpi로 크기만 키우는 것도 패널 생산성+ 앱 호환성 문제가 생긴다. 레티나만 해도 생산성에 문제가 많았는데, 그 이상 해상도라면 과연 애플이 필요로 하는만큼 대량생산이 가능할지도 의문시된다. 게다가 경제위기인 요즘에 생산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에는 LG도 도시바도 샤프도 자금사정이 그리 좋지 않다. 애플의 투자는 1년 정도밖에 안 됐고 생산라인에 영향을 끼치려면 아무리 빨라도 1년이상은 더 기다려야 한다. 그것도 신 패널 개발이 잘 진행된다는 전제 하에.

어떤 분께서는 LTE망의 확산을 기다리느라 5가 아니라 4S라 하시던데, 그보다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확보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3->4도 3G망 내에서 했는데, 굳이 5를 LTE용으로 발매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LCD는 생산과 개발 기술 모두에서 일시적이나마 한계에 와 있고, OLED는 삼성 모바일 디스플레이 외에는 당장에는 대량생산이 힘든 상황이다. 다만 LCD 진영에서는 레티나를 두 세대 아이폰에서 사용하면서 자금과 시간 여유를 가질테니 이들이 어떤 대응(OLED양산까지 포함해서)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애플의 아이폰5가 출시될 것 같다.

이번에 삼성은 디스플레이를 무기로 대단한 호기를 맞았다. 애플이 여전히 레티나에 머무르는 동안 갤럭시 시리즈에 온갖 OLED 패널을 적용해서 대중의 아이폰 프리미엄을 깎아낼 절호의 찬스가 온 셈이다. 그리고 애플과 삼성의 밀월시대는 확실히 끝났다.

애플은 이번에는 당했지만 디스플레이에서 계속 밀릴 수는 없다. 애플의 고객 충성도는 한세대 정도 디스플레이 향상이 없다고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고, 애플의 현금과 주문량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을 대대적으로 재편할 힘이 있다. LG와 일본업체들도 모바일에서 살아남으려면 애플의 주문이 필수적이다. 어느 업체가 애플에게 선택되느냐에 따라서 나머지 업체들은 도태되는 것도 각오해야 할 지경이다.

애플이 아이폰 5출시를 포기하고 4S로 가면서, 디스플레이가 앞으로 스마트폰 경쟁의 핵심이 됐다. 다 업그레이드 해도 디스플레이가 좋아지지 않으면 완전한 신제품으로 내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제공격을 얻어맞은 기업이 바로 현금과 주문량에서 압도적인 애플이다. 모든 모바일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휘말려들 전쟁이 시작됐다.

명복을 빕니다.

고 송지선 아나운서의 명복을 빕니다.

개인적인 연애사로서 사생활로 지켜졌어야 할 사건이 한 여성의 직업적 성취를 뺏고 생명까지 앗아간 것을 보면서 참 착잡하고 슬픕니다. 트위터나 싸이월드 등 SNS에 친구들만 있는 건 아니었을텐데, 잠깐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스마트폰의 보안에 대해서도 앞으로 많은 개선이 필요해보입니다. 심야 등에 SNS에 글을 쓰면, 바로 뜨지 않고 그 다음날 다시 확인하도록 지정하는 기능 등도 추가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무책임한 관음증과 무관심, 폭력성에 대해서도 반성해야겠습니다.

저 세상에서는 가슴 아픈 일들로부터 해방되어서 편히 잠드시길 빕니다.

MS-노키아 동맹: 서로가 포기한 것과 포기하지 않은 것.

링크: MS-노키아 스마트폰 빅딜… 향방은? by zdnet

노키아는 새로운 스마트폰 플랫폼과 생태계가 필요했다. 심비안은 늙었고 MeeGo는 너무 지지부진했다. 시간이 없으니 이 상황에서는 외부에서 도입하는 수 밖에 없는데, 사실상 MS의 윈도 폰 7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중 양자택일이었다. 안드로이드를 택하면 스마트폰 시장은 확실하게 안드로이드 대 iOS로 굳어진다. 이는 곧 노키아의 소프트웨어 사업부는 안드로이드 튜닝 밖에 할 일이 없어지면서 MeeGo 같은 독자 플랫폼은 영원히 사라지는 것을 의미했다. 더욱 큰 문제는, 노키아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들면 하드웨어 면에서 삼성, htc, 모토로라 등 기존 업체들에 비해 경쟁 우위가 없다. 노키아 최대의 강점은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가격 경쟁력인데, 인터페이스는 스마트폰에서는 표준스펙에 가까워 차별화가 거의 불가능하고, 스마트폰에 관한 한 규모의 경제에서는 (애플에 납품하는) 삼성을 이길 수가 없다. 즉 노키아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엘롭 이전의 노키아 경영진이 무능해서가 아니다. 그 당시 노키아에게 최선은 심비안이 완전히 죽기 전에 MeeGo와 Ovi서비스 등 차세대 플랫폼이 성공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었다. 안드로이드로 구글이 한 일을 노키아라고 못 할 것인가? 대답은, 못 해요… 였고 경영진은 교체됐다. 자, 이제 남은 것은 MS의 윈도 폰, 정확히 말하면 Live 서비스 뿐이었다.

MS는 프리미엄이 아니더라도 윈도 폰 7을 살리는 길을 택했다. 윈도 폰 7은 특히나 MS가 아이폰 킬러로 하이엔드급을 노린다고 공언한 플랫폼이었고 대부분의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윈도 폰 7을 만들었지만, 실상은 안드로이드 폰 중에서도 1세대 스냅드래곤을 쓴 옛날 폰에다가 윈도 폰 7을 설치하기만 한 폰들이 대부분이었다. MS는 강력한 새 프로세서들에 대한 지원까지 늦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윈도 폰 7이 하이엔드를 노릴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그렇다고 로열티를 받는 MS의 수익구조상, 폰 메이커로서는 일단 있는 하이엔드용 소스코드와 개발인력 돌리면 되는 안드로이드에 비해 로우엔드에서의 가격경쟁력조차 부족하다. 아이폰은 어림도 없고, 안드로이드에게 밀려서 고사할 판이었다. MS 내부적으로 개발이야 지속할 수 있고, 신버전을 계속 낼 수야 있겠지만 앱들을 만드는 개발자들을 유치, 유지하지 못하면 그런 스마트폰은 팔리지 않는다. 그러려면 하이엔드고 뭐고 간에 일단 팔 수 있는 시장. 수익이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들을 확보하고 이로써 개발자들을 유지할 수 있는 볼륨이 MS에게는 필요했다. 그게 없으면 윈도 브랜드는 스마트폰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각오해야 했다. 그리고 남아있는 볼륨있는 플랫폼 중에서 끼어들만한 것은, 가격대가 좀 낮기는 하지만 심비안 뿐이었다.

심비안 시장을 노린다고 치면 방법은 두가지다. 저가형 윈도 폰들을 만들어서 심비안 유저들을 공략하는 것과, 노키아에게 심비안의 후계자로 윈도 폰을 파는 것. 첫번째 대결전략은 폰 메이커들을 확보하기도 힘들지만, 무엇보다도 그 경쟁에서 안드로이드를 이기기 쉽지 않다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같은 하드웨어라면 저가형에서 윈도 폰이 이기기 위해서는 라이센스비는 고사하고 보조금을 줘야 할 판이다. 거기에 하드웨어 지원은 느리다. 결국 문제는 윈도 폰이 비싸면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즉 노키아 폰이라는 후광 아래서 미래가 없어진 심비안 유저들에게 윈도 폰을 팔아야 하는 게 MS의 입장이었다. 가격 경쟁력을 위해서는 특별협력이라는 미명하에 보조금도 지급하고 라이센스 비도 거의 받을 수가 없다. 많은 이들이 노키아가 약자였다고 생각하지만, 약자는 절체절명의 MS였다.

노키아의 CEO 엘롭은 거기에 더해서 Ovi 서비스들도 몽땅 MS에게 떠맡겼다. Ovi 서비스들이 유럽에서는 상당히 잘 나갔다고는 하지만, 노키아로서는 세계를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힘에 부친다. 특히나 TV-PC-Notebook(Tablet)-Smart phone을 모두 아울러야 한다고까지 하면 불가능에 가깝다. 노키아는 이 문제 때문에 넷북까지도 만들어봤지만 판매는 신통찮았다. 대신 지도 같은 면에서는 괜찮은 컨텐츠들이 남아있기는 했으니 MS로서도 Live 서비스 강화를 위해 얻은 점이 있기는 하다. 심비안 포기와 함께, Ovi 서비스까지 떠넘기면서 여러 협력을 제외하더라도 현금으로만 10억 달러를 받아낸 엘롭의 수완은 상당하다.

노키아는 심비안을 포기했지만, 스마트폰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심비안 후계자로서 윈도 폰은 나쁜 플랫폼이 아니다. 안드로이드는 구조상 최적화가 힘든 편인데, 그 점을 공략하면 같은 하드웨어(=가격)에서 더 나은 스마트폰을 제공할 수 있다. 독자적인 폰 인터페이스도 가능하니 자신들의 강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개발툴이나 라이브러리 등은 MS를 넘어설 수 있는 회사가 거의 없다. 최악의 경우라도 심비안 하드웨어에 윈도 폰이 돌아갈 수 있도록 개발해도 된다. 심비안급에서라면 노키아도 규모의 경제가 아직 남아있다. 아직까지도 최대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이 팔리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줄어들고 있어서 그렇지…) 그리고 이번 동맹으로 다른 폰 메이커들이 윈도 폰을 중점적으로 다루기도 힘들어졌다. 누가 공동 개발에 가까운 형태의 윈도 폰을 가져다 쓰길 원하겠는가. + 공동개발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술적 역량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윈도 폰과 Live 서비스로, 노키아는 자신들의 강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다.

MS는 단기 수익을 포기했지만, 윈도 폰 플랫폼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현재도 30%에 달하는 유저들에 대해 윈도 폰을 팔 수 있게 됐다. 일단 심비안 앱들을 돌릴 수 있게해서 심비안 후계자로서 시장을 넘겨받아야 한다. 그리고 Ovi 서비스 사용자들을 그대로 Live로 이끌 수 있게 됐다. 윈도 폰 자체의 라이센스 비용은 당분간 크게 기대하기 어렵지만, Live 서비스의 성장으로 메꿀 수 있다. 또한 노키아가 스마트폰에서 성공을 거두면, 심비안처럼 다른 폰 메이커들에게도 윈도 폰을 팔 수도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노키아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서 폰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도 있다. 서비스, 윈도 폰 볼륨, 내부개발역량 등 노키아와의 협력하는 동안 얻어내야 할 것들은 MS에게 아주 많다. MS는 빠른 변화 속에서 대처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볼륨과 폰 하드웨어에 대한 기술이 필요했다. 심비안을 대체하면서 MS는 서비스를 생존시키고 윈도 폰을 개선할 시간을 벌었다. 10억 불이면 좀 가격이 센 감이 있는데, 그래도 아까운 가격은 아니었다.

지금까지는 그렇다치고 과연 앞으로 MS와 노키아는 시간이 지난 후에 자신들이 포기한 것들을 되찾기 위해서 어떻게 움직이기 시작할 지, 이 것도 매우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양사의 기술력과 마케팅력을 생각하면, 심비안 대체품 정도는 무난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므로 더욱 그렇다.

구글이 독자폰을 출시: 여러가지 노림수들.

구글이 독자폰, 넥서스 원을 출시했다. 스마트폰을 써 보지도 못했으니 유저 입장에는 뭐라 쓸 말이 없기는 하지만, 개발자로서는 옛날 휴대폰 플랫폼 파던 것도 떠오르고 몇가지 전략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적어본다. 왜 구글은 넥서스 원을 출시했을까? 독자 브랜드 진출도 그렇지만, HTC와의 연합이 강고하다는 것을 모토로라, 삼성, LG에게 어필해서 좋을 것도 없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구글이 넥서스 원을 통해서 노리는 것들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어 보인다.

1. 개인 개발자들에게 호환성의 기준을 정해줬다. 오픈소스 플랫폼의 경우, 누구나 고칠 수 있다는 점은 사실 호환성에 있어서는 큰 문제다. 리눅스의 경우, 각 배포판 브랜드마다 커스텀화한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고 정 안되면 걍 리눅스 시스템에서 컴파일 해버려도 되지만, 스마트폰에서 그렇게 할 유저는 없다. 즉 안드로이드 앱들은 수많은 변종 안드로이드들 사이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나 UI쪽은 그렇게 되기 매우 쉽다. 한 픽셀만 어긋나도 화면은 이상하게 보이니까. 더해서 Virtual Machine 모델이기 때문에 폰 메이커가 VM을 변경하면 호환성은 더욱더 떨어진다. 보통 아이폰의 경우 개인 개발자들이 앱을 개발하는데, 안드로이드는 이미 “어떤 폰에서는 안 돌아가요~”라는 클레임을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도 보았다.

기업들이 앱 제작의 중심이라면 사실 SDK 표준폰들을 마구 뿌리면 될 일이지만,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개인 개발자들(취미가들)이 앱 하나 개발하자고 쓰지도 못한 개발용 표준폰을 사들여줄까? 실용으로는 쓰지 않기 때문에 유저들의 안드로이드 폰과는 동떨어져 있을 물건이기도 하다. 즉, 넥서스 원은 개인 앱 개발자들에게 호환성의 기준을 정해준 셈이다. 개인 개발자들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넥서스 원에서 이 앱 잘 돌아갑니다. 안 되는 건 여러분의 안드로이드 폰의 문제 때문이에요. 폰 메이커에게 말씀하세요.

+ 이는 소규모 폰 개발사들에게도 축복인데, 아무리 문서가 뛰어나도 일단 잘 돌아가는 표준 기기(소스코드도 있다!!! >_<)를 베끼는 쪽이 훨씬 쉬운 법이다.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2. 안드로이드 커스텀화의 견제, 즉 플랫폼의 호환성 유지를 위해서. 1번하고 연결되는 주제로, 안드로이드는 요즘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인프라에 가까운 대접을 받아왔다. 안드로이드 자체도 많은 버전이 존재하는데다 각 폰 메이커와 통신사들은 안드로이드를 이용해서 빠르게 자기네들의 특성을 살린 기기들을 구상하고 있었다. 사실 플랫폼 호환성에 주목하기 보다는, 빠르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폰 소프트웨어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 인터페이스 정도는 커스텀화 시킬 수 있겠지만 그게 지나쳐서 앱들을 사용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또한 폐쇄적인 통신사의 서비스에 묶어버리거나, 폰 메이커의 소프트웨어 마켓에만 제한시키거나 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그렇게 되면 구글이 원하는 스마트폰 플랫폼이 아니라 간단히 폰 개발할 때 사용하는 인프라 소프트웨어에 그쳐버린다.

구글은 넥서스 원을 통해서 안드로이드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최소한 이 폰이 돌리는 앱이나 서비스들은 구현해줘야 한다, 라고 그들에게 경고함과 동시에 시장에 안드로이드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컨센서스를 형성하려고 하고 있는 듯 하다.

3. 구글과 안드로이드 브랜드의 결합. 여러 폰 메이커가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안드로이드 브랜드는 희미해지고 있다. 모토로라 드로이드건, 삼성 갤럭시건 간에 광고나 홍보에서 안드로이드 자체를 강조하지는 않기 때문에 컨수머 레벨에서 안드로이드 브랜드의 약화가 우려된다. 안드로이드는 단순한 호환성 딱지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떨어질 수도 있다. 여기에서 구글은 세계 톱 클래스의 자신들의 브랜드에 안드로이드를 결합시켜서 컨수머 레벨에서 브랜드를 강화시키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즉, 예를 들자면 모토로라 드로이드 => 모토로라가 만든 구글폰, 안드로이드는 구글폰, 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하는 듯 하다.

4. 규모의 경제 실현. 여기서 퀄컴이 대박을 쳤다. 넥서스 원이 얼마나 팔리건 간에, HTC는 그 물량으로 상당한 도움을 받을 것이고, 부품회사들은 다른 폰 메이커들에게 넥서스 원 호환을 위해서는 자기네들 그 부품을 쓰시는 것이 제일 낫다고 쉽게 영업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편하게 호환기를 만드는 방법? 같은 부품들을 쓰면 가장 간단하다. 아이폰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는데, 넥서스 원의 스펙을 표준으로 정해줌으로써 구글로서는 안드로이드 폰들에게 규모의 경제를 안겨줄 수 있다. 과연 폰 메이커들이 그 비용절감과 경쟁자 구글 사이에서 어느 쪽을 더 좋아할지는 사실 미지수지만, 일단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비용절감은 장점이 된다.

사실 구글은 넥서스 원이 얼마나 팔리건 간에, 노린 것들은 대부분 손에 넣었다. 앞으로 안드로이드 폰들은 대부분 넥서스 원 호환폰들이 될 것이다. 구글이 이렇게 터프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이 거의 망해서 대안이 없는 폰 메이커들을 갈굴 수 있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

삼성과 LG는 HTC가 안드로이드의 표준이 되어버린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하려고 할까? 아니면 그냥 안드로이드 폰 개발비용이 싸져서 문어발식 플랫폼 전략에 자금여유가 생겼다고 기뻐하고 있으려나? -_-;;; HTC를 능가할 무엇인가가 없다면, 삼성과 LG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든 윈도 모바일을 개인 시장에서 살려내기만 빌어야 할 판이다. 외신에서 LG가 구글폰을 만든다는 루머도 있었는데, 그게 사실이었다면 스마트폰의 Dell이 될 기회를 LG가 놓쳤다. 한국 폰 메이커들은 스마트폰에서 이제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스마트폰.

  1. 부팅(스위치 누르고 통화가능까지) 10초 이내.
  2. 에러로 착신 불가능시 10초 이내로 다시 부팅해서 복구.
  3. 탈착 가능한 배터리. 아님 휴대폰 가격 20만원 이하. 두개 사서 USIM카드 바꾸면 되니까.
  4. mp3, wav, acc(?)재생 + 3.5mm 이어폰 단자.
  5. e-ink 기술 기반으로 오래봐도 눈이 안 피곤한 디스플레이. 흑백이어도 전혀 상관 없음.
  6. 풀브라우징 필요없음. 텍스트 브라우저(lynx!!)로 충분.
  7. 5번의 브라우저는 grease monkey처럼 커스텀 CSS로 필요한 웹페이지들을 화면에 맞게 재구성해서 뿌릴 수 있으면 금상첨화. 사실 제일 핵심.
  8. e-mail client & RSS feed reader. 유니코드 텍스트 지원만 해주면 됨.
  9. Twitter나 블로그API 연동 에디터(업로드가능).
  10. 화면은 텍스트 기준 24줄, 80글자폭 지원.(Yes, it’s the legacy UNIX terminal!!)
  11. 화면 가득한 버추얼 키보드. 어차피 내 손가락 굵기에 휴대폰 크기의 버튼 키보드는 오타만발일게 뻔함.
  12. Wi-fi는 필수. GPS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괜찮고.
  13. python이나 java bean, java script등으로 스스로 프로그래밍해서 올릴 수 있는 개발툴.

아이폰으로 여기저기 시끄러운데, 나는 그렇게 좋은 폰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든다. 사실 작은 화면으로 풀브라우징을 해 봤자 그닥… 매력적이진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빠른 동작 + 유닉스 터미널 수준의 인터넷 + 적당한 커스텀 프로그램/CSS 기능 정도까지만 필요하다. 더 화려한 기능들은 그닥 필요가 없을 것 같고… 아, USB 단자로 키보드 연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한마디로 커스텀 CSS 또는 클라이언트를 통해서 인터넷을 텍스트로 읽고,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아마존 킨들에 휴대폰 통화까지 넣으면 가장 좋을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