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의 Big.LITTLE: 삼성 엑시노스는 뜨거울 수 밖에 없다. #2/2

일단 제1편 ARM의 Big.LITTLE: 이게 무엇인가? 부터 읽고 보시는 쪽이 이해가 쉽습니다. 글이 굉장히 늦어졌는데, 삼성이 갤럭시 S4A, 노트3 등에 퀄컴 스냅드래곤 800을 주로 탑재하면서 이리저리 미루다가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리, 완성했습니다. 기대하라고 써 놓고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기다리신 분들에게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 ^^;

삼성은 처음부터 빅.리틀 프로세서를 동일 클럭 방식(Synchronous Clock Architecture, 이하 sync 구조)로 만들려고 했다. 이 문서에서 삼성은 코어별 클럭 방식(Asynchronous Clock Architecture, 이하 async 구조)에 비해 sync 구조가 성능은 물론이고, 전력 소모와 발열 면에서도 더 나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요약하면 다음 그래프와 같이, 코어를 고클럭으로 짧게 구동함으로서 async 구조가 갖는 여러 추가부담 없이 바로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Cap 2013-12-08 23-37-55-475
전력소모 = 전력소비율(Power) x 구동시간(Time) 이므로, 높은 클럭을 빠르게 구동한 후 코어를 꺼버리는 방법으로 sync 구조의 전력소모를 async 구조와 같은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삼성의 그래프.

또한 해당문서에서 삼성은 빅.리틀 아키텍쳐의 경쟁자로서 asynchronous architecture를 명시하면서 빅.리틀 자체를 sync 구조로 이해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렇다면 코어별로 클럭을 통해 개별 변환되는, aync 구조가 필연적인 CPU별 변환(CPU Migration)은 최소한 삼성의 빅.리틀 프로세서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이었다. ARM 개발사들의 모임인 Linaro의 이 문서에서도 현행 하드웨어(삼성 엑시노스 5410)에서는 클러스터가 각각 sync 구조라서 IKS, 즉 CPU별 변환이 불가능하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CPU별 변환 개념이 사실상 MP모드 이후에 나온 절충적 개념이라서 생긴 문제로 보인다. MP모드는 이론상으로는 가장 완벽해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상당한 문제가 있는데, 이는 이 글 후반부에서 다루겠다.

클러스터 변환이 왜 문제인가? 이는 곧 왜 갤럭시S4는 온도 제한을 90도까지 올려서 발매해야 했는가?라는 문제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안드로이드 앱들이 대부분 싱글 스레드라는 점에 있다. 한 앱이 고성능을 요구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당연히 리틀 코어로는 성능이 부족하므로 빅 코어로 변환이 일어난다. 클러스터 변환이므로 리틀 코어들은 꺼지고, 빅 코어들이 모두 구동된다. 그리고 빅 코어 하나는 이 앱을 돌리기 위해서 클럭을 필요할 수준까지 계속 올라가야 한다. Sync 구조이기 때문에 나머지 빅 코어들 또한 할 일이 없음에도! 그 고클럭으로 동작해 버린다. 실 동작은 안 하므로 그나마 일하고 있는 코어보다는 낫겠지만, 클럭이 올리는 이상 전력 소모와 발열을 피할 수 없다. 멀티 스레드 앱이라면 그나마 빅 코어들이 분담하면서 클럭 상승이 억제되겠지만, 싱글 스레드는 그렇지 않다. 엑시노스 5410의 경우 한 클러스터가 4개 코어를 가지므로, 빅 코어 하나를 구동시키기 위해서 나머지 3개를 모두 같은 클럭으로 올려야 하는 낭비가 일어나는 것이다. 만약 온도 제한을 낮춘다면, 엑시노스 5410은 다른 프로세서에 비해 훨씬 더 빨리 온도로 인한 클럭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갤럭시S4는 뜨거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잠깐, 그렇다면 할 일 없는 빅 코어들은 꺼버리면 되지 않을까? MP모드에서도 코어들을 모두 동작시킬 수는 없으므로 이 기능은 필요하지 않은가. 이는 결국 CPU hotplugging 문제가 되는데, 현재 리눅스에서 제대로 지원되고 있지는 않다.(참고) Linaro에서도 올해 8월에는 작업 중이었다고 한다. 리눅스에서도 개발 중이므로 실제 안드로이드에 적용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실제로도 사용시간 벤치마크를 보면, 디스플레이와 GPU가 꺼지고 CPU와 모뎀만이 동작하는 통화시간에서 엑시노스 5410을 장착한 갤럭시 S4는 퀄컴 스냅드래곤 600을 장착한 버전에 비해 사용시간이 6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디스플레이가 켜지는 다른 작업들도 스냅드래곤 버전을 이기지는 못한다. 특히 비디오 재생에서는 1시간 정도까지 차이가 난다. 성능은 준수한 것으로 나오지만, 온도 제한이 강화된 S4에 대한 벤치마크는 찾을 수가 없었다.

멀티 스레드 안드로이드 앱들이 일반화된다면 상황은 많이 나아질 것이나, 멀티 스레드는 그 자체로 개발업무량을 몇 배로 증가시킨다. 더해 파편화가 심각한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개발자/사가 저가형 기기에서는 오히려 성능이 떨어질 수도 있는 멀티 스레드화를 선호할 것이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CPU별 변환이 안 된다면, MP모드(삼성 표현으로는 Heterogeneous Mulit-Processing, 이후 HMP로 표기.)는 가능하지 않을까? 삼성은 올해 4분기에 고객들에게 HMP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었지만, 12월 중순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별다른 결과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예상으로는 (빅.리틀 아키텍쳐를 계속 쓴다면) (가장 빠르게 잡아서) 갤럭시 S5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HMP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삼성이 붙인 이름대로 Heterogeneous해서, 즉 상이한 코어들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멀티 프로세서 OS들은 SMP(Symmetric Multi-Processing) 구조이다. 말 그대로 각 코어들이 모두 같고 동등하다는 가정 하에 (그래서 대칭적 Symmetric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개발된 것이다. 리눅스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Heterogeneous하게 만들려면 단순한 기능추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부터 완전히 새로 설계해야 한다. 현 리눅스 커널의 스케쥴러는 2003년 말 2.6 시절에 크게 바뀐 후 지금까지 끊임없이 보강, 개선되어 온 코드인데 이보다 더 복잡한 스케쥴러를 안정적으로 개발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우선도를 부여하는 정도로는 역부족이다. 거기에 덧붙여 아까 이야기했듯이 cpu hotplugging 또한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쓰지 않은 코어들을 끄지 못하는 HMP는 전력소모에서 결코 유리하지 못하다. 비유하자면, 땅은 평평하다고 생각하고 설계하고 지어왔던 집을 이번에는 언덕 위에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자면, 어떤 앱이 고성능을 요구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일단 돌려보고 CPU를 많이 잡아먹으면 빅 코어에 할당한다? 그럼 그 기간 동안 앱은 동작이 끊길 것이다. 구동 내내 별 성능요구가 없던 앱이 동영상 등을 재생하면서 갑자기 높아질 수도 있다. HW적으로 변환을 매끄럽게 만들어 낸 ARM은 대단하지만, SW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HW에서도 L2 캐시를 클러스터 별로 따로 쓰므로 상시 동기화에 들어가는 비용에 더해 용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문제가 있다. L2캐시에 더해 Cache Coherent Interconnect까지 구현하려면 다이 크기 문제도 있고 수율에서 강점을 보이는 삼성만이 현재 빅.리틀을 채용한 이유가 있다. 매우 비싼 아키텍쳐인 것이다.

빅.리틀 구조에 대해 알아볼수록 SW, 특히 OS에 대한 이해가 적었던 두 개발사 -ARM과 삼성-이 SW 작업을 너무 가볍게 보고 진행한 아키텍쳐가 아닌가 싶다. 인텔도 IA64 아이태니엄 개발하면서 비슷한 실수를 했던 사례가 있다. 특히 서버 등을 노린 고성능 프로세서와 값싼 임베디드용 저전력 프로세서를 개발하면서, “이걸 한데 묶으면 굳이 새 거 안 만들어도 하이엔드 모바일 프로세서로 잘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똥찬 잔머리?를 굴렸던 ARM은 삼성이 결국 독자적인 아키텍쳐를 준비하기로 하는 등 그 대가를 호되게 치르고 있다. 삼성은 갤럭시 S4 이후 S4A, 노트 3에 이르기까지 (통신 모뎀의 이유도 있지만) 주력 하이엔드 제품들에 퀄컴 프로세서를 사다 써야 했다.

현재로서는 빅.리틀 프로세서 즉 엑시노스 옥타는 퀄컴 스냅 드래곤 등 async 구조의 프로세서에 비해 장점이 없다. HMP가 제대로 구현된다면 나름 장점이 생기겠지만, 그 SW는 여전히 개발단계에 머물러 있다. 안정화되려면 년 단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지금 엑시노스는 구입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까 결론은 하나입니다. 갤럭시 S4 사지 마세요, 굳이 갤럭시가 필요하면 S4A로 사세요.

 

ARM의 Big.LITTLE: 이게 무엇인가? #1/2

모바일 시스템은 성능과 전력의 trade-off가 큰 문제다. 대기 중 기능할 필요가 없는 노트북의 경우는 그나마 나으나 스마트 기기, 특히 계속 통화대기가 필수인 스마트폰은 더욱 심각하다. 하지만 스마트기기의 고성능화를 멈출 수는 없고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ARM은 Big.LITTLE(이후 “빅.리틀”로 표기)이라 불리는 구조를 고안했다.

핵심은 저전력-저성능 코어(리틀 코어)와 고성능-고전력 코어(빅 코어)를 한 칩에 박아넣어서 나누어 쓰는 것. 대기상태나 낮은 부하의 작업에는 리틀 코어만을 구동시키다가 게임, HD동영상 플레이 등 고부하의 작업이 시작되면 리틀 코어를 끄고 꺼두었던 고성능 코어(빅 코어)를 켜서 실행한다는 아이디어다. 한 종류의 코어들만으로 구성된 칩에 비해 얻어지는 이득은 두 가지로,

  1. 대부분의 사용시간을 점하는 저부하 작업에서의 전력 소모가 줄어들고,
  2. 고성능 코어는 성능향상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으므로 더 높은 최고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점들을 ARM(과 삼성)은 이 문서와 이 문서에서 다음 그림들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현 세대에서 ARM과 삼성은 리틀 코어로 Cortex-A7 아키텍쳐를, 빅 코어로는 Cortex-A15 아키텍쳐를 적용하고 있다.)

Cap 2013-08-04 22-13-06-866
녹색 실선으로 칠해진 부분이 고성능 코어만으로 구성했을 때보다 저부하 상황에서 절감되는 소비전력이다.
Cap 2013-08-04 22-14-00-610
Async Architecture는 단일 종류 코어들만으로 구성된 구조를 뜻한다. 전력관리를 위해 코어별로 서로 다른 전압/클럭 주파수를 적용하게 된다.

단점이라면 (동시사용모드인 MP는 아직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으므로) 빅, 리틀 코어들을 동시에 구동할 수는 없어서 OS에 제공되는 코어수에 비해 칩이 더 커진다는 점인데, 삼성은 엑시노스 시리즈에서 리틀 코어들이 빅 코어들의 칩 다이 면적 대비 13% 정도만 차지하므로 큰 부담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빅-리틀 코어간 변환(Migration)이 멈추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매우 빠르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ARM은 20000 사이클, 1GHz 속도에서 0.02초 이내에 마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실제 최초로 판매된 빅.리틀 구조의 엑시노스 5 옥타 (엑시노스 5410, 갤럭시S4에 탑재)에서 갑자기 느려지거나 잠깐 멈추는 등의 불만은 찾을 수 없는 점으로 보아 이 점도 잘 보완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이 칩의 실 동작으로부터 추정할 수 있는 문제점들이 더 있긴 한데, 일단 이는 이 글의 후속편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이론상으로는 칩 다이 면적의 증가를 감수할 수 있다면 구동시간과 성능을 모두 잡아낼 수 있는 매력적인 솔루션이다. ARM은 빅.리틀 구조를 향후 핵심 구조로 삼고 계속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을 표방하고 있다.

다만 현실에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아직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일단 ARM이 이 빅.리틀 구조를 어떻게 구성했는지 알아보자. AMD의 불도저 아키텍쳐처럼 빅-리틀 코어 2개를 각각 붙여서 하나의 모듈로 만드는 방법이 직관적이지만, ARM은 빅 코어들과 리틀 코어들을 각각 클러스터로 묶고, 이를 버스(Cache Coherent Interconnect라 칭한다. 명칭대로 각 클러스터의 L2캐시들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역할)로 연결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렇게 함으로서 AMD처럼 완전히 새로운 모듈 시스템을 디자인하지 않고(불도저-파일드라이버 아키텍쳐의 개발지연을 보라.), 각각의 멀티코어 CPU를 통합하는 형식으로 빠르게 개발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리틀 코어와 빅 코어의 숫자가 같을 필요가 없어지는 장점이 있다. (ARM은 제어SW가 너무 복잡해지지 않도록 그 두 숫자가 같기를 권장하고 있기는 하다.) 이를 간단하게 개념화시키면 다음 그림과 같다. (출처)

Cap 2013-08-04 23-11-07-729

 

그리고 리틀-빅 코어간 변환은 세 가지 모드가 있다. 클러스터 변환, CPU별 변환, 그리고 리틀-빅 가리지 않고 모든 코어들을 사용하는 MP모드가 그들인데 이중 MP모드는 아직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데다가 빅.리틀 구조의 장점을 대부분 포기하게 되므로 일단 클러스터와 CPU별 변환만을 보자.

클러스터 변환은 단순하게 리틀 코어 클러스터와 빅 코어 클러스터가 몽땅 변환되는 것이다. 즉, 빅.리틀 CPU는 리틀 코어들만 동작하고 있던가 아니면 빅 코어들만 동작하고 있던가 둘 중 하나다. 이렇게 하면 단순히 두 개의 멀티코어CPU 중 하나만 켜서 구동하고 있는 셈이므로 구현이 매우 쉬워진다. 현재 삼성 엑시노스 5410은 이 모드로만 동작한다. 그게 문제인데,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

CPU별 변환(CPU Migration)은 각 코어들이 자유롭게 리틀-빅, 빅-리틀 변환을 한다. 즉 다음 그림과 같다. (출처는 바로 위 그림과 동일.)

Cap 2013-08-04 23-22-55-521

리틀 코어들 중 부하가 한계치를 넘어서는 하나의 코어만이, 빅 코어 하나를 깨워서 자기 일을 떠넘기는 게 가능한 모드이다. 즉 위 그림처럼 변환이 이루어지고 나면, 저 듀얼-듀얼 빅.리틀 CPU는 리틀 코어 하나(A7 CPU0)와 빅 코어 하나(A15 CPU0)만이 켜져서 동작하는 상태가 된다. 물론 빅 코어가 작업을 끝내고 저부하 상태가 되면 이제 다시 CPU1을 깨워서 넘겨주고 자기는 꺼진다. 이 작업을 OS에서 보면 다음 그림과 같은 형태로 제공된다. (출처)

Cap 2013-08-04 23-28-24-892
이 그림에서는 각 빅-리틀 코어가 1대1로 매칭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론상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으나, 리눅스에서는 이렇게 여기게 되고 현재 실제 존재하는 칩들은 같은 숫자의 빅-리틀 코어들을 가지므로 실제로도 저렇게 동작하게 된다.

위 그림을 보면, 리틀-빅 코어간 변환 과정에 CPU freq 전환이 표시되어 있다. 바로 여러분들이 윈도 노트북, 데스크탑에서 자주 보는 CPU클럭 전환 기능을 이용하여 리틀-빅 간 변환을 한다. 부하가 걸리면, 리눅스는 리틀 코어의 클럭을 계속 올리게 되는데 빅.리틀 구조에서는 100%이상의 속도로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즉 100% 이상으로 올릴 때 빅 코어로의 전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빅 코어를 쓰다가 부하가 줄어들어 리눅스가 100% 이하의 클럭으로 내리면 그 때 다시 리틀 코어로 전환하게 되는 구조다.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CPU Migration은 또한 In-Kernel Switching이라고도 불린다. 리눅스 커널의 컨트롤로 변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필요한 만큼만 전력 많이 쓰고 뜨거운 빅 코어를 가동시킨다는 점에서 CPU별 변환이 되어야 빅.리틀 구조의 장점, 특히 저전력 특성이 살아난다. 실제로 현재 ARM 개발사들의 개발모임인 Linaro의 문서들에서는 클러스터 변환은 언급도 잘 되지 않고 있다. 또한 CPU별 변환을 하려면 각 코어별 클럭 주파수 조정이 핵심이라는 점을 위 문단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첫 판매물인 엑시노스 5, 그리고 갤럭시S4는 클러스터 변환만이 가능한 상태다. CPU별 변환이 가능하지 않다른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사실 엑시노스 5410의 구조상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 현재 발매 중인 갤럭시 S4는 발열도 악명이 높은데, 이는 엑시노스 5 5410의 잘못된 설계가 불러온 것이다. 이 점을 까는 게 다음 글의 주제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배경지식으로서 이 글을 작성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기대하시라.

애플 아이폰4S 단상: 디스플레이 전쟁, 시작되다.

이번 아이폰은 다 업그레이드되었는데, 단 하나 디스플레이만 아니어서 4S가 됐다. 디스플레이가 안 바뀌니 기구물(프레임)도 바뀌어봤자 모양도 별 차이없어서 어쩔 수 없이 4S로 이름붙인 듯하다. 사실 3G시절부터 4S까지 얼마나 큰 업그레이드가 있었나 생각해보면 이번 4S가 딱히 5라 부르지 못할 정도로 마이너 업그레이드는 아니다. 삼성 이재용 사장의 커멘트를 고려해보면 삼성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대량공급을 거절해버린 모양이다.

LCD업체들 사정이 별로 좋지 않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LG와 일본업체들이 공급하는데, 같은 해상도의 4인치면 픽셀 피치가 틀려져서 생산라인을 대량수정해야 하는데 0.5인치 확대에 그럴 메리트가 있는가? 같은 dpi로 크기만 키우는 것도 패널 생산성+ 앱 호환성 문제가 생긴다. 레티나만 해도 생산성에 문제가 많았는데, 그 이상 해상도라면 과연 애플이 필요로 하는만큼 대량생산이 가능할지도 의문시된다. 게다가 경제위기인 요즘에 생산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에는 LG도 도시바도 샤프도 자금사정이 그리 좋지 않다. 애플의 투자는 1년 정도밖에 안 됐고 생산라인에 영향을 끼치려면 아무리 빨라도 1년이상은 더 기다려야 한다. 그것도 신 패널 개발이 잘 진행된다는 전제 하에.

어떤 분께서는 LTE망의 확산을 기다리느라 5가 아니라 4S라 하시던데, 그보다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확보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3->4도 3G망 내에서 했는데, 굳이 5를 LTE용으로 발매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LCD는 생산과 개발 기술 모두에서 일시적이나마 한계에 와 있고, OLED는 삼성 모바일 디스플레이 외에는 당장에는 대량생산이 힘든 상황이다. 다만 LCD 진영에서는 레티나를 두 세대 아이폰에서 사용하면서 자금과 시간 여유를 가질테니 이들이 어떤 대응(OLED양산까지 포함해서)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애플의 아이폰5가 출시될 것 같다.

이번에 삼성은 디스플레이를 무기로 대단한 호기를 맞았다. 애플이 여전히 레티나에 머무르는 동안 갤럭시 시리즈에 온갖 OLED 패널을 적용해서 대중의 아이폰 프리미엄을 깎아낼 절호의 찬스가 온 셈이다. 그리고 애플과 삼성의 밀월시대는 확실히 끝났다.

애플은 이번에는 당했지만 디스플레이에서 계속 밀릴 수는 없다. 애플의 고객 충성도는 한세대 정도 디스플레이 향상이 없다고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고, 애플의 현금과 주문량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을 대대적으로 재편할 힘이 있다. LG와 일본업체들도 모바일에서 살아남으려면 애플의 주문이 필수적이다. 어느 업체가 애플에게 선택되느냐에 따라서 나머지 업체들은 도태되는 것도 각오해야 할 지경이다.

애플이 아이폰 5출시를 포기하고 4S로 가면서, 디스플레이가 앞으로 스마트폰 경쟁의 핵심이 됐다. 다 업그레이드 해도 디스플레이가 좋아지지 않으면 완전한 신제품으로 내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제공격을 얻어맞은 기업이 바로 현금과 주문량에서 압도적인 애플이다. 모든 모바일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휘말려들 전쟁이 시작됐다.

계승과 변혁의 사이에서: 삼성과 롯데.

올해는 작년 프로야구 4강팀들 중 두 팀이나 감독을 교체했다. 그나마 로이스터 전임 감독과의 단년 계약을 통해서 교체가 예상되었던 롯데에 더해서, 5년 계약 첫해가 끝나고 훈련 직전에 전격적으로 감독을 경질한 삼성이 바로 그들이다.

이제 막 13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별반 문제를 보이지 않는 삼성에 비해서 롯데는 (자신들이 A급 선수를 둘이나 데려온) 넥센에게도 뒤지는 7위, 3할대의 승률에 그치고 있다. 극초반의 순위야 별 문제가 안 되겠지만서도 이미 롯데 팬 사이에서는 양승호 감독에 대한 불만이 높다. 겨우내 준비했지만, 크게 바뀐 야수 수비위치와 투수 운용이 생각보다 원할하게 돌아가지 않는데다 타선조차 침묵하는 탓이다. 특히 불펜의 소모는 우려스럽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대호를 3루에 둘 수는 없고, 박기혁에게만 매달릴 수도 없었다. 탄탄한 선발진과 언젠가는 올라올 가공할 타선의 롯데가 약하다고 볼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양승호 감독의 롯데는 이제 막 시작일 뿐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와는 달리 선동렬 전임 감독과 거의 차이가 안 느껴질 정도로 비슷하게 팀을 이끌고 있다. 취임 당시 화끈한 공격야구를 펼치겠다 공언했고 현 삼성 타선에 그게 된단 말인가…라고 우려했지만 그건 모두 프런트에 대한 구라였음이 드러났다. 변화라면 안지만을 선발로 돌린 것 정도?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도 코칭 스탭조차 전임 감독이 전부 선임해놓은, 주어진 팀에 맞는 운영을 하는 점은 높이 평가받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삼성의 투수력은 정말 가공할만하다. 타선도 세대교체가 거의 끝나서 급하게 실험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들을 옆에서 오랫동안 지켜본 수비 코치 출신의 초보 감독은 능구렁이다.

모든 감독들이 취임 첫해, 첫달에는 실전 속에서 팀을 파악하고 통솔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는다. 특히나 초보 감독은 더한데다 두 감독 모두 겨울에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는 않았다. 그런 면에서 두 감독의 평가는 올 시즌 막판에 가서야 가능할 듯 싶다. 양승호 감독은 급히 세운 대타라는 인식을 깨고 팀 리모델링을 성공적으로 마쳐 가을에 그 힘을 보여줄 것인가? 류중일 감독은 일단 전임 선동렬 감독의 큰 그림을 그대로 이어받았는데, 과연 투수들이 퍼지는 여름과 똑딱이 타선을 잘 관리해서 4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인가. 두 신임 감독이 모두 초보, 그것도 강팀을 이끌고 있는 것만으로도 흥미있는 일인데 둘의 지향점, 전임 감독의 유산을 대하는 태도가 정반대다. 과연 그 결과가 어찌 나올지, 야구팬으로서 매우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요약하면.

“크아아아아”

KBO야구단들 중에서도 최강의 투명와이번스가 울부짓었다.

투명와이번스는 졸라짱쎄서 야구단 중 최강이엇다.

차우찬도 정현욱도 눕폇다. 떼로 나와도 두들겼따. 투명와이번스는

세상에서 하나였다. 어쨌든 걔가 울부짓었다.

“으악 제기랄 또 삼진이다.”

사자들이 쫄아버렷다. 투명와이번스가 짱이었따.

그래서 사자들은 잔루산을 세운 것이다.

꼐속.

이라지만, 이젠 1승바께 안 남앗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작년에는 박경완과 김광현이 없는 불투명 와이번스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었어…

구글이 독자폰을 출시: 여러가지 노림수들.

구글이 독자폰, 넥서스 원을 출시했다. 스마트폰을 써 보지도 못했으니 유저 입장에는 뭐라 쓸 말이 없기는 하지만, 개발자로서는 옛날 휴대폰 플랫폼 파던 것도 떠오르고 몇가지 전략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적어본다. 왜 구글은 넥서스 원을 출시했을까? 독자 브랜드 진출도 그렇지만, HTC와의 연합이 강고하다는 것을 모토로라, 삼성, LG에게 어필해서 좋을 것도 없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구글이 넥서스 원을 통해서 노리는 것들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어 보인다.

1. 개인 개발자들에게 호환성의 기준을 정해줬다. 오픈소스 플랫폼의 경우, 누구나 고칠 수 있다는 점은 사실 호환성에 있어서는 큰 문제다. 리눅스의 경우, 각 배포판 브랜드마다 커스텀화한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고 정 안되면 걍 리눅스 시스템에서 컴파일 해버려도 되지만, 스마트폰에서 그렇게 할 유저는 없다. 즉 안드로이드 앱들은 수많은 변종 안드로이드들 사이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나 UI쪽은 그렇게 되기 매우 쉽다. 한 픽셀만 어긋나도 화면은 이상하게 보이니까. 더해서 Virtual Machine 모델이기 때문에 폰 메이커가 VM을 변경하면 호환성은 더욱더 떨어진다. 보통 아이폰의 경우 개인 개발자들이 앱을 개발하는데, 안드로이드는 이미 “어떤 폰에서는 안 돌아가요~”라는 클레임을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도 보았다.

기업들이 앱 제작의 중심이라면 사실 SDK 표준폰들을 마구 뿌리면 될 일이지만,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개인 개발자들(취미가들)이 앱 하나 개발하자고 쓰지도 못한 개발용 표준폰을 사들여줄까? 실용으로는 쓰지 않기 때문에 유저들의 안드로이드 폰과는 동떨어져 있을 물건이기도 하다. 즉, 넥서스 원은 개인 앱 개발자들에게 호환성의 기준을 정해준 셈이다. 개인 개발자들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넥서스 원에서 이 앱 잘 돌아갑니다. 안 되는 건 여러분의 안드로이드 폰의 문제 때문이에요. 폰 메이커에게 말씀하세요.

+ 이는 소규모 폰 개발사들에게도 축복인데, 아무리 문서가 뛰어나도 일단 잘 돌아가는 표준 기기(소스코드도 있다!!! >_<)를 베끼는 쪽이 훨씬 쉬운 법이다.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2. 안드로이드 커스텀화의 견제, 즉 플랫폼의 호환성 유지를 위해서. 1번하고 연결되는 주제로, 안드로이드는 요즘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인프라에 가까운 대접을 받아왔다. 안드로이드 자체도 많은 버전이 존재하는데다 각 폰 메이커와 통신사들은 안드로이드를 이용해서 빠르게 자기네들의 특성을 살린 기기들을 구상하고 있었다. 사실 플랫폼 호환성에 주목하기 보다는, 빠르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폰 소프트웨어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 인터페이스 정도는 커스텀화 시킬 수 있겠지만 그게 지나쳐서 앱들을 사용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또한 폐쇄적인 통신사의 서비스에 묶어버리거나, 폰 메이커의 소프트웨어 마켓에만 제한시키거나 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그렇게 되면 구글이 원하는 스마트폰 플랫폼이 아니라 간단히 폰 개발할 때 사용하는 인프라 소프트웨어에 그쳐버린다.

구글은 넥서스 원을 통해서 안드로이드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최소한 이 폰이 돌리는 앱이나 서비스들은 구현해줘야 한다, 라고 그들에게 경고함과 동시에 시장에 안드로이드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컨센서스를 형성하려고 하고 있는 듯 하다.

3. 구글과 안드로이드 브랜드의 결합. 여러 폰 메이커가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안드로이드 브랜드는 희미해지고 있다. 모토로라 드로이드건, 삼성 갤럭시건 간에 광고나 홍보에서 안드로이드 자체를 강조하지는 않기 때문에 컨수머 레벨에서 안드로이드 브랜드의 약화가 우려된다. 안드로이드는 단순한 호환성 딱지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떨어질 수도 있다. 여기에서 구글은 세계 톱 클래스의 자신들의 브랜드에 안드로이드를 결합시켜서 컨수머 레벨에서 브랜드를 강화시키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즉, 예를 들자면 모토로라 드로이드 => 모토로라가 만든 구글폰, 안드로이드는 구글폰, 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하는 듯 하다.

4. 규모의 경제 실현. 여기서 퀄컴이 대박을 쳤다. 넥서스 원이 얼마나 팔리건 간에, HTC는 그 물량으로 상당한 도움을 받을 것이고, 부품회사들은 다른 폰 메이커들에게 넥서스 원 호환을 위해서는 자기네들 그 부품을 쓰시는 것이 제일 낫다고 쉽게 영업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편하게 호환기를 만드는 방법? 같은 부품들을 쓰면 가장 간단하다. 아이폰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는데, 넥서스 원의 스펙을 표준으로 정해줌으로써 구글로서는 안드로이드 폰들에게 규모의 경제를 안겨줄 수 있다. 과연 폰 메이커들이 그 비용절감과 경쟁자 구글 사이에서 어느 쪽을 더 좋아할지는 사실 미지수지만, 일단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비용절감은 장점이 된다.

사실 구글은 넥서스 원이 얼마나 팔리건 간에, 노린 것들은 대부분 손에 넣었다. 앞으로 안드로이드 폰들은 대부분 넥서스 원 호환폰들이 될 것이다. 구글이 이렇게 터프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이 거의 망해서 대안이 없는 폰 메이커들을 갈굴 수 있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

삼성과 LG는 HTC가 안드로이드의 표준이 되어버린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하려고 할까? 아니면 그냥 안드로이드 폰 개발비용이 싸져서 문어발식 플랫폼 전략에 자금여유가 생겼다고 기뻐하고 있으려나? -_-;;; HTC를 능가할 무엇인가가 없다면, 삼성과 LG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든 윈도 모바일을 개인 시장에서 살려내기만 빌어야 할 판이다. 외신에서 LG가 구글폰을 만든다는 루머도 있었는데, 그게 사실이었다면 스마트폰의 Dell이 될 기회를 LG가 놓쳤다. 한국 폰 메이커들은 스마트폰에서 이제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왕의 귀환: 삼성이 FA영입에 나선다.

링크: 삼성, FA영입 전력 보강 선언 from 스포츠서울

엘태균, 슼태균이 아니라 삼태균인가? 이범호도 일본 한신과 돈으로 맞붙을 수 있는 삼성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엘지와 SK가 김태균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고, 김별명이 돈과 인기를 본다면 엘지로, 우승반지를 원하면 SK로 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강의 복병이 나타났다. -_-;;;

삼성 라이온즈는 사실 내년 포스트시즌이 불안한 팀이긴 했다. 올해 4위 경쟁상대였던 롯데는 기본 전력이 탄탄한데다 로이스터 감독이 새로 코치들을 데리고 돌아올 듯 하고, 히어로즈는 부진했던 에이스들만 복귀시킨다면 올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해진다. LG 또한 용병투수들로 2, 3선발을 채울 수 있다면 강한 타선을 바탕으로 포스트시즌을 노려볼 수 있는 팀이다. 용병 투수 크루세타와 나이트가 안정적이라서 바꾸기 힘든 상황에서 삼성의 전력은 올해보다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거라 봤는데, 역시 삼성 코칭스태프들도 그 점은 인식하고 있었나 보다. 말이 좋아서 FA영입이지, 사실 김태균과 이범호를 잡겠다는 선언과 다름이 없다.

올해 FA시장은 별명과 꽃 때문에 돈의 폭풍이 몰아치게 생겼다. 몇몇 구단 프런트들은 하늘이 노래보일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