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가격: 월세 합의 현재가치란 관점에서.

부동산의 가격을 이용기간 동안 월세 합의 현재가치로 평가하면 현재 서울 부동산 특히 주택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재건축 비용을 자산 가치 증가로 만회하기 힘들어지면서 내구 연한이 지난 아파트의 잔존 가치와 이용 가능 기간은 크게 감소하였고, 잔존가치가 0이라면 이로 인한 가치 저하 폭은 이자율(연 2~5%)에 따라 40~60%에 달한다. 물론 대지 지분과 재건축 조합 자격의 가격을 마냥 0은 아닐지라도 인구구조상 장기적으로 재건축 비용(부담금)이 늘면 늘었지 줄어든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민은행의 자료를 보면 서울의 실질 아파트 가격은 08년 대비 약 7.5%의 조정을 거쳤으나,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아직 완전히 바닥을 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재건축 제도의 변경, 일반분양분 수요 추이에 따라 재건축 비용은 변할 수 있으나, 투자용으로는 물론이고 실거주용 아파트의 구입 또한 매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팁으로 30년간 아파트가 버티고 재건축 비용(철거,건축,이주,재입주 모두 포함)이 새 아파트 구입 가격에 준한다고 가정할 경우, 30년치 월세의 현재 가치는 연 이율 5%에서는 월세의 192배, 2%에서는 월세의 274.2배이다. 역으로 말하자면 현재 가격을 저 숫자로 나누면 실제론 월세를 얼마 내면서 살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답이 나온다. 4.8억 수준일 경우, 30년간 매월 약 200만원 수준의 월세를 지불하는 것과 같은 지출이 되는 셈이다. 이는 대지 지분과 재건축 조합 자격의 가격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기준 정도는 될 것이다.

– 재건축까지의 기간이 짧아지는 노후 아파트의 경우엔 훨씬 더 가혹한 계산이 필요하다.

– 그런 면에서 재건축이 용이한 저층에 세대가 적은 연립 주택의 경우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

7월의 금리인상.

의외로 금통위가 7월에 금리를 인상했다. 2.0%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는데, 언론 등에서는 빨라야 8월부터 조금씩 인상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에 비하면 그 폭은 예측대로이나 한달 빨리 인상했다. 재미있는 것은 금통위에서 수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겨우 한 달 빨리 인상했음에도 전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는 점이다. 뉴스들을 보면 그러한 반응은 더욱 격렬해서 마치 금리인상으로 경제가 망하지나 않을까 걱정해야 할 판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기준 금리가 5%대였는데, 그 때는 다들 어떻게 살았었는지 모르겠다. 지난 달에는 이런 명문을 읽고 웃다가 쓰러지는 줄 알았다. (참고로 그 필자는 부동산 관련해서는 유용한 글들을 많이 쓰시는 분이다.) 그럼 우리나라도 제로 금리와 고정 환율제를 만들어야겠네? 물론 저런 측면도 있지만, 다른 측면도 같이 있는 것인데 저렇게 써 놓으면 제로 금리만이 진리여야 할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거의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겨우 0.25% 인상에 저런다.

주된 반대자가 부동산 업계라는 점에서, 정부에서는 문제없다던 가계부채가 얼마나 큰 문제인지를 역설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4~6%대를 기록할 예정이라면 3%대 금리라도 낮은 감이 있다. 그리고 재계의 반응 또한 한국에 한계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려줄 뿐이다.

최적의 금리 인상 타이밍이란 누구도 알 수 없다. 내가 그걸 할 수 있다면, 노벨 경제학상은 따놓은 당상이다. 그러니 금통위의 결정에 대해서 늦었네 빨랐네 말하기는 매우 힘들지만, 확실한 것은 한국경제에서 최대 현안은 이제 (개인이든 기업이든) 과도한 부채라는 점이다. 이성태 전 한국은행장은 이미 올해 초에 가계부채가 문제가 될 것이라 했고, 정부는 재경부 차관을 금통위에 배석시키면서 문제없다고 응수했는데 둘 중 어느 쪽이 옳을지, 앞으로 몇 년간의 한국 경제가 그 답을 알려줄 것이다. 그리고 내 예상으로는, 이성태가 옳았을 것이다.

거주용 부동산은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모두들 버텨볼 수나 있겠지만, 용산 개발 사업의 위기로 대표되는 상업용 부동산은 이제 기로에 섰다. 일본의 경험에서 한국 정부는 무엇을 배웠을까? 그 답도 몇 년내로 나온다. 그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은 영포회 등의 각종 게이트들 + 러시아, 중국에게 시달리면서 서서히 레임덕에 빠지고 있다. 금통위의 금리인상은 기획재정부, 지경부가 대통령의 장악력이 떨어지자마자 면피용으로 서둘러 한은과 함께 저질렀다는 인상이다. 만약 그렇다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가운데, 위기 대응이 늦을 가능성이 있다. 4대강보다도 그 것이 더욱 두렵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왕따 당하다가 위기 터지기 일보 직전에야 알게 되었던 YS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우리 모두를 위해서, 정말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기를 빈다. 그러려면 일단 친이계의 수도권 수성을 위해 4대강을 포기해야 할 텐데… 과연 그러실지.

그저, 금통위의 금리 인상이 너무 늦지 않았기를. 그리고 앞으로도 좋은 타이밍에 조절해 나가기를. 그런데 언론의 호들갑을 보니 웬지 늦었다는 생각이 솔솔 들어서 불안한 주말이다. 왜 우리나라 경제는 대통령 임기 후반에 가야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하는 걸까? -_-;;

권리금에 대한 소소한 잡상.

링크: 적절한 지적 by sprinter

용산 화재진압 참사 때문에 재개발 지구의 기존 상인들의 보상에 대한 논의들이 활발하다. 그 중 가장 입법적으로나, 관례적으로나 제도가 미비한 권리금 관련이 가장 큰 논점이 되고 있는 듯 하다. 이중 권리금에 대한 법적 관점을 댓글로 달다가 너무 길어져서 이 글로 필자의 의견을 적는다. 

권리금은 이전 세입자 – 신규 임차인간의 계약이다. 원칙적으로 임대인은 관련이 없다. 계약은 자유이므로 불법도 비합법적인 것도 아니다. 또한 그 내용이 정형적으로 정해진 것도 없다. 점포를 그대로 인수하는 경우도 있고, 비슷한 업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권리금은 이전 영업을 하면서 축적된 입지/수요의 증명도, 인지도, 상호, 각종 설비 및 기자재 등의 신규 임차인이 인수하는 유무형 자산들에 대한 가격이다. 따라서 보통 구-신 임차인의 업종이 관련성이 없으면 권리금은 수수되지 않거나 그 액수가 크게 준다. 가게를 인수하는 경우 보증금과 임차료, 그리고 권리금까지를 그 비용을 치는 경우가 많지만 엄격히 권리금은 임대차 계약과는 상관이 없다.

권리금의 성격상 그 보호는 계약책임으로 물어야 한다. 그 내용이 천차만별이니 간단하게 어디까지 보호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구 임차인이 명시한 자산가치와 그 가격(권리금)의 차이가 너무 클 경우에는 문제가 될 것이다. 판례는 이에 더해 임대인이 권리금 계약에 참여하거나, 이를 인정한 경우에는 임대차 기간 내에는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보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매매계약인 권리금 계약이 왜 보상에 관해 시비거리가 될까? 일단 파고/사고 나면 그 물건/가격에 이상이 없는 한에야 끝 아닌가. 게다가 구 임차인은 영업가치를 팔았지, (별도 언급이 없었다면) 영업가능여부를 확실하게 보증한 것도 아니다. 여기서 이번 용산도 그렇고 임차인(상인)들이 말하는 권리금은 또다른 함의를 가진다. 

바로 그들은 자신의 점포에 투자된 가치를 권리금이라고 부른다. 다르게 말하면 “이 가게를 인도하면 권리금으로 얼마 받을 수 있는데, 이를 받아낼 수 있는 점포의 가치도 보상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리가 있고, 재개발 사업자(보통 조합)쪽에서도 이에 대한 보상을 하기는 한다. 문제는 그 액수다. 간단한 문제가 애매한 용어 때문에 복잡하게 보이는 것이다. 금액이 문제라면, 시장가격 즉 교환가치로 정하는 것이 합리적이겠으나 (그럼 새로 동급의 점포를 구할 수 있다.) 상가점포는 균일한 상품도 아니고, 대량으로 자주 거래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그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된다. 재개발 관련 법규 혹은 관례가 그 금액 결정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는 특별법의 영역이라 잘 모르겠으나, 보통 재개발 사업자쪽이 훨씬 더 강자인 경우가 많으므로 어느 쪽에 유리할 지는 간단히 짐작해 볼 수 있다. 입법론적 관점에서 깊이 검토해야 할 문제이다. 두 당사자 간의 힘의 차이가 너무 클 경우에는, 법은 약자쪽을 편들어줘야 한다.

또 하나는 임대인의 임대차 계약 불이행 책임이다. 즉, 일정 기간 가게를 쓸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임대인으로서는 재개발 철거로 인해 임차인이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재개발은 해당 부동산의 소유자들이 다수 찬성 의결해야 하고 이에 반대하는 소유자들의 부동산은 재개발 사업자(조합)이 강제로 사들일 수 있도록 되어 있으므로, 임대인이 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어렵다. 재개발 특별법에서 이 책임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짐작으로는 조합의 보상만으로 피할 수 있도록 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 책임을 특별법에서도 인정할 것인가, 그리고 이 책임 내에 권리금으로 받을 수 있었던 액수를 포함할 것인가 여부 또한 모호하다.

글이 길어졌다. 세줄 요약 들어간다.

  1. 권리금은 유무형 자산 매매 계약이고 합법이다. 
  2. 상인들이 말하는 권리금은 자신들 점포가 가지는 가치를 뜻한다. 따로 권리금이라는 보증금이 있는 것은 아니다.
  3. 현재의 법률과 제도가 보상해 줄 점포가치 결정에 대해서 합당한 프로세스/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정확한 논점은 재개발 관련 특별법들의 영역이 될 것이다 = 필자는 잘 모르겠다…는 글이 되어버린 듯 하여 독자분들께는 죄송하다. 하지만, 권리금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일종의 보증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써 보았다. 사실은 위 링크의 블로그에 댓글을 달다 너무 길어져서 쓰기 시작한 것이지만서도. ^^; 현재의 문제는 권리금이 문제가 아니라 재개발을 하면서 상인들의 자산을 어디까지 보상해줄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따라서 권리금의 합법성 여부나 인정 여부는 전혀 다른 문제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다.

– 용산 참사에 대해서도 쓸 글이 있지만… 밤이 늦었다. 하지만 이 논점도 헌법 시험에 나오므로 나중에 정리해볼 예정이다.

LTV, DTI 규제로 안전하다고요? 노, 마담. 그렇지 않아요.

한국 부동산 시장이 위기에 빠지지 않을거란 주장은 보통 LTV, DTI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그 근거로 든다. 미국 기준에서 보면 DTI는 말할 것도 없고, LTV도 50%선에서 유지되고 있으니,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은행이 그 영향을 받는 일은 적다는 주장이다. DTI든, LTV든 은행 대출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주택 대비 부채 비중이 정말 그러할까? 노, 그렇지 않다. 신용대출 등 제2금융권은 통계에 잡히니 보이지만, 거기에는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 하나가 빠져있다.

전세. 전세는 한국에만 있는 제도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해, 전세 거주자에게도 저당권과 유사한 담보물권이 인정된다. 이 전세금 규모는 공식적으로 신고하지 않으므로, 은행으로서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신규대출의 경우 기존 전세 거주자가 있다면 그가 은행보다 우선한다. 1억짜리 주택을, 5천만원 대출 + 4천만원 전세 + 1천만원 자기돈 정도의 비율로 구입하는 케이스는 그리 드물지 않다. 이렇다면 미국에서 대금의 90%를 모기지로 대출받은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즉, 1천만원으로 1억짜리 주택 가격 상승분을 모두 먹는 레버리지 효과를 본다.

진짜 문제는 이 전세금도 은행 대출인 경우가 많다는 것. 저당권 있는 부동산의 전세자금에 대한 대출제한은 없는 것 같으므로(사실 있다면 전세자금 대출이 유명무실하다), 실제로 주택에 대한 은행대출이 얼마인지는 구입자금 대출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그에 더해, 전세금을 대출받지 않았더라도 전세 거주자에게 전세금은 자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 전세금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용대출 등 다른 형태로 신용사고를 부른다. (한마디로 파산 바로 앞까지 쭉 가게 된다.) 여기까지 보아도 구입자금에 대해 대출규제가 강하므로 금융권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을까요? 노, 마담. 그렇지 않아요.

– 주택임대차보호법 관련 공부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을 정리한 글. 전세금까지 부채로 잡으면 정부가 자랑하는 주택가치 대비 부채 비율은 훌쩍 뛸 것이다. 거기에 아마도 (짐작이지만) 집주인이 받았던 전세금 중 많은 부분이 펀드 등에 투자되었을텐데… 그럼 대충 20% 이상은 이미 날아간 곳들도 많을텐데. -_-;;; 아마 주식과 펀드가 계속 박살이 나고, 이에 더해 전세 수요가 줄면 전세금 반환에 대해 걱정해야 하실 분들이 많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전세가 공급이 부족하니(즉 새 전세 거주자를 구해, 전세금을 받아서 내줄 수 있으므로) 쉽게는 그리 되지는 않겠지만, 한국 부동산 시장이 통계치가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허약한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