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정리가 시작된다: 여름의 폭풍이 휘몰아치겠군.

링크: 정상 저축은행에도 공적자금, 부실 은행은 신속히 공개매각 – 경향신문

간단히 말해서 2달 내에 저축은행 2곳 정도까지는 영업정지 시키고, 나머지에 공적자금을 쏟아붓겠다는 발표다. 링크 기사의 경향신문 예측으로는 20조 규모의 지원이 예상된다고 한다. 터지기 전에 덮자는 것인데, 지난 영업정지의 후폭풍을 청와대와 금감원 모두 감당하기 힘들었으니 당연히 예상할만한 대응이다. 문제는 바로 그 규모.

뒤집어 말하면 당장 2달내에 영업정지될 저축은행이 (정부의 희망찬 기준으로도) 2곳 정도로 끝나면 다행인 것이고, 다수 퇴출을 각오하고도 쏟아부어야 하는 공적자금이 20조가 필요하다는 소리다. 참고로 4대강 초기에 상정된 예산이 22조였다. 저축은행에 지원될 공적자금이 회수될 수 있을까? 빠른 시기 내에 좋은 가격으로 매각되기는 할까? 외자도입도 상황이 안 좋다. 국제적 신용불안에 더해서 외환은행 매각 건 때문에 한국 금융산업에 대한 신뢰도 많이 떨어진 상태다. 한국도 공공부채가 가벼운 편이 아닌데, 20조에 달하는 (회수가능성이 절망적인) 재원은 어디서 또 끌어올 것인가. 돈먹는 하마 평창 동계 올림픽도 버티고 있는 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20조로 끝날까?

정상인 곳에 원하면 공급하겠다는 것은, 결국 자력으로 버틸 수 있는 저축은행은 거의 없다는 말과 같다. 정상적인 금융기관에 공적자금은 필요없다. 그 “정상”을 가른다는 기준이 BIS 5%. 그나마 낫다는 의미일 뿐이다. 경영권을 잃고 영업정지당한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이 당한 꼴을 반면교사로 삼아 망할 때까지 버틸 저축은행 소유주와 경영진에 대한 유화책에 가까워보인다. 마구 퍼주는 거다. 물론 혈세는 무능한 그들로 인해서 줄줄 새겠지만, 금감원은 안전할 수 있겠다.

금감원이 영업정지 시 가지급금 지급대기기간을 확 줄이겠다는 등 영업정지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것을 보고 대충 눈치는 챘다만, 2달 내에 영업정지 2곳으로 끝날까? 이미 국민들은 학습효과로 인해서 뱅크런에 매우 민감하다. 다행히 몇몇 저축은행에서는 막아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면? 거기에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법인출에 대한 통제는 잘 될 것인가? 이런 사태가 수도권에서 터졌다간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전멸할 수 밖에 없다. (어차피 물가 때문에 이기긴 힘들겠지만서도.) 정부의 목표는 2곳으로 끝내는 것이겠지만 매우 합리적 행위가 되어버린 뱅크런이 닥치면 “원칙적인 상황”이 아닌지라 몇 곳을 닫아야 할 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겨우 2달. 무더운 7, 8월에 대한민국에 금융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 결국 정부가 저축은행들에 손대기 시작했는데, 이 시기인 이유는 그나마 내년 총선 전에 마무리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회 동의가 필요한데, 지금부터 터트려야 총선 전에 재원조달을 마무리하고 정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아마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또다시 청와대로부터 숫자와 힘으로 강행처리해야 할 법안들을 받아들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아마 그 원망들을 모두 업고 팽당하시겠군. 그리고 유승민이 대행 맡으시고, 아 아름다운 구도로다. -_-;;;_)

불안정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는 정부의 발표가 이리도 암담한 수준인데, 어떻게 언론들은 저렇게 평창평창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헬게이트는 이미 열렸다.

결론이요?

당장 저축은행에 있는 금융자산 모두 회수하세요.

(돈 빼세요.)

아이폰4 안테나 게이트: 정말 무서운 것은?

한달 정도 지났지만, 애플 스티브 잡스의 안테나 게이트 관련 프레스 컨퍼런스를 보면서 나는 무서웠다. 혹자는 분노하고 혹자는 옹호했지만 내가 느꼈던 것은 공포였다. 웬만한 휴대폰 제조사라면 가지고 있을 전파실을 대단한 것처럼 공개하면서, 경쟁사들도 똑같다면서 대놓고 까면서까지 스티브 잡스가 컨퍼런스 내내 지켜내고자 한 것은 단 하나였다. 그 것은 “애플은 당신에게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라는 고객들의 인식 또는 이미지였다. 단순히 홍보 기술적인 측면을 넘어서 돈이 들어가는 실제 대응책에서도 그 것은 잘 드러난다.

불만이 있으시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통신사 계약까지 모두 해지해서 환불해드리고, 환불하지 않으시겠다면 보완책(예쁘지는 않지만, 씌울 범퍼 제공)을 제공해드리겠다. 생각해보면 막 발매한 제품이니 별 비용이 들지 않을 것 같지만 초기에 폭발적인 애플 제품의 판매량과 통신사 계약 해지에 따른 보상까지 생각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범퍼 원가를 $10 정도 잡고 한달간 판매량을 3백만대로 잡으면, 환불분 빼고 범퍼값으로만 3천만불을 한방에 써야 한다는 것인데, 어떠한 주주도 제지못할 독재자 스티브 잡스가 아니면 책임지지 못할 일이다. 웬지 휴대폰 화형식 신화의 이건희 회장이 보이는 듯 하다.

또 하나는 애플에게 간단히 환불 or 범퍼 제공이라는 비용을 퍼부을 수 있게 해주는 아이폰의 마진율이다. 경쟁자 hTC도, 삼성도, 모토로라도 아이폰의 마진율을 따라가고 있을지 궁금하다.

스마트폰은 아직 기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품이다. 즉 문제가 생길 여지가 많다. 모든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을 만든지 얼마되지 않았고, 그 기술들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애플이 안테나 설계로 곤욕을 치렀지만, OS와 앱스들을 다루는데 있어서 삼성이나 hTC, 모토로라가 과연 한번도 실수 없이 넘어갈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러한 문제가 터졌을 때, 사람들은 애플의 대응과 비교하면서 당연히 환불 또는 기술적 대책의 무료 제공을 바라게 될 것이다. 과연 다른 경쟁자들은 애플이 부은 돈만큼 같이 부을 수 있을까? 진정 무서운 점은 그 점이었다.

– 아이폰4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뉴스는 구형이 된 아이폰 3Gs를 $99에 판다는 것이었는데,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도 구형 아이폰으로 경쟁자가 크지 못하게 억눌러 두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아이폰 비즈니스에서 애플은 과거 매킨토시가 윈도 머신들에게 밀려났던 과거를 절대 되풀이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는데, 구형 아이폰의 저가공세는 가장 두드러지는 예가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저 가격에 한국에서 아이폰 3Gs가 나온다면 매우 매력적인 기기가 될 것 같다. iOS 4도 돌아가고.

– 이번 안테나 게이트를 보면서 느낀 점은… 애플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고객들을 만족시켜주는 척이라도 하려고 한다는 점이었다. 자, 다른 제조사들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허세와 가오라도 그걸 지키기 위해서 지갑을 열어야 한다면 따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